40년 만에 대구 돌아온 신세계…"명물 점포 가득"
신세계백화점은 1973년 대구 중구 한일극장 맞은편에 대구점을 열었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당시 최고 시설의 백화점이었다. 도전은 3년 만에 끝났다. 신세계는 오일쇼크 등 대내외 여건으로 1976년 대구점을 폐점했다.

40년이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은 대구에서 두 번째 도전을 선언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13일 개장을 기념해 대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신세계의 캐치프레이즈를 ‘어게인(again) 신세계’로 정했다”며 “40년 만의 재도전에서 좋은 평가를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매장을 방문해 개점 상황을 점검했다.

◆8800억원 투자

40년 만에 대구 돌아온 신세계…"명물 점포 가득"
신세계는 이날 대구 동대구역에 쇼핑 레저 문화 기능을 갖춘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대구 신세계를 열었다. 대구 신세계는 지상 9층, 지하 7층 연면적 30만8000㎡ 공간에 들어섰다. 영업면적은 10만3000㎡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신세계 센텀시티점과 비슷한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 개 층 면적은 최대 1만5000㎡다. 신세계 강남점보다 2.5배 크다.

신세계 관계자는 “층별로 같은 장르의 모든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총 투자비는 8800억원에 이른다.

◆F&B·테마파크로 모객

대구 신세계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중심으로 고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대구 유일의 초대형 아쿠아리움과 옥상 테마파크 ‘주라지’, 900석 규모의 영화관 메가박스와 서점 반디앤루니스, 600석 규모의 문화홀, 스포츠 테마파크 등이 지역 소비자를 끌어모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맛집도 다양하게 입점했다. 1930년대 상하이 옛 골목을 재현한 ‘루앙스트리트’와 서래마을 더 서퍼클럽 등이 들어섰다. 대구에서 시작한 토끼정과 방천시장 김광석길에 있는 로라방앗간, 대구축산농협의 팔공 상강한우 등도 대구 신세계에 매장을 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금모씨(40·대구시 수성4가)는 “아이들을 데리고 부산과 서울까지 오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역 친화 백화점

신세계는 대구 신세계가 지역 친화 백화점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5000명을 고용했다. 간접 고용 효과까지 고려하면 1만80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는 지역 내 장학금 지원사업, 전통시장 제휴 및 대구 상품의 유통 판로 개척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개장을 앞두고 서문시장에 대형 화재가 나자 지난 12일 성금 5억원을 내기도 했다.

장 사장은 “대구경북 기존 상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지역 상품과 특산물이 대구 신세계를 통해 전국과 세계로 진출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며 “관광객을 모으는 쇼핑과 관광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