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정식 회원사 가입 불발로 한진해운과 형평성 제기돼

현대상선이 12일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해운동맹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해운동맹 가입으로 볼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전날 현대상선이 2M의 정식 회원(VSA Partner)으로 가입하는 대신 3년간 전략적 협력관계(2M+H Strategic Cooperation)를 맺었다고 발표한 이후 해운업계에서는 '반쪽 동맹'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를 의식한 듯 현대상선 유창근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도 "시각에 따라서는 미흡하게 보는 분도 있겠지만, 현대상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최상의 결과"라며 사실상 해운동맹에 합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선대 규모, 재무상태,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덴마크 머스크라인, 스위스의 MSC 등 2M과 협상에서 열위에 있어 실리를 추구한 최선의 결과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2M보다 느슨한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 회원사 수준의 선복 교환·매입을 내용으로 하는 협력관계로 사실상 해운동맹 가입과 다를 바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대상선의 2M 가입 협상 결과를 두고 해운업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라는 현대상선의 입장에 동조하는 견해도 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것은 현대상선도 이미 인정한 것처럼 '정식 회원사' 자격을 아직 얻지 못했다는 데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동맹을 정의할만한 확정된 요건은 없어서 2M과의 협력관계를 해운동맹 가입 실패 또는 성공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식 회원사'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이 2M 정식 회원 자격을 얻지 못하면서 앞서 법정관리로 간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2M과 체결한 공동운항 양해각서만으로 자율협약의 전제 조건을 이행한 것으로 인정돼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받아 법정관리를 피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지난 5월 일찌감치 디얼라이언스에 회원사로 가입이 확정되고도 법정관리 행을 피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엄청난 물류대란을 감수하면서까지 한진해운을 포기하고 현대상선을 살린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의 방향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간담회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동일한 원칙을 적용했다"며 "채권단은 해운산업 측면에서도 고민해야 하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고민했고 제반 사항을 감안해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불가 방침을 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경영위기 상황을 일찌감치 직시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용선료 협상, 사채권 조정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정 부행장은 "2M과의 협상 내용은 당초 채권단이 판단한 대로 현대상선이 유지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수익구조를 개선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쪽 가입이라는 데 공감할 수 없다"며 현대상선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이번 협상 결과와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의 성패는 현대상선이 이날 제시한 목표대로 2021년까지 글로벌 선도사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지로 판가름나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