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스크랩 등 컨테이너 1천200여 개 분량 예상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석 달 가까이 싱가포르 항구에 발이 묶였던 컨테이너 화물 상당량이 공매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채널뉴스 아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만공사(PSA)는 싱가포르항 화물 터미널에 하역된 한진해운 소유 또는 운송대행 화물 가운데 전날까지 화주에게 인도되지 않은 화물을 폐기 또는 공매 처리할 계획이다.

PSA는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2016년 11월 28일까지 화주에게 인도되지 않은 화물이 있는 경우, 이를 폐기 또는 공매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PSA는 지난 9월부터 수입 화물의 배송과 환적화물의 처리 등을 위해 한진해운과 화주, 화물 수취인, 운송주선인 등과 면밀하게 협조해왔지만 싱가포르 항에 하역된 한진해운 소유 또는 운송대행 화물이 터미널 등에 쌓이면서 최적의 항만능력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화주들이 찾아가지 않은 채 싱가포르 항구에 쌓여 있는 한진해운 관련 화물은 컨테이너 1천700여 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컨테이너 1천∼1천200개 분량의 화물은 주로 곡물 또는 철 스크랩 등은 공매 또는 폐기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중요 화물은 이미 화주들이 찾아갔고 아직 쌓여 있는 물량은 대부분 곡물 또는 스크랩 등인 것으로 안다"며 "화물을 찾아가려면 컨테이너당 5천 싱가포르달러(약 410만원)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이미 납기를 맞추지 못해 주문이 취소된 경우도 있는데, 이런 화물은 찾아가는 이가 없어 공매 처리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이 문제를 놓고 한진해운과 화주 등 간에 법적 분쟁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