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치의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이 전격 연기됐다고 AF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문제에 수수방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치가 다수의 이슬람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네시를 방문할 경우 무슬림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아웅산 수치는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갈 예정이었다.

아예 아예 소 미얀마 외무부 부국장은 "라카인주(州)와 샨주(州)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에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며 "가까운 장래에 다시 방문일정이 짜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는 지난달 무장세력의 경찰 초소 습격사건 이후 정부군이 로힝야족 거주지역을 봉쇄한 채 한 달 넘게 잔당 토벌작전을 벌이면서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들과 인권단체 등은 군인들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무차별적인 성폭행과 방화를 통해 로힝야족을 몰아내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부 샨주에서도 소수민족 반군들이 정부군을 상대로 내전 수준의 공세를 펼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3000여명의 주민들이 안전지대를 찾아 국경 넘어 중국으로 대피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과거 '민주화와 인권 운동의 아이콘'으로 불리면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수치는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3만 명의 난민을 유발한 로힝야족 인종청소 문제를 회피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