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대선을 치르는 오스트리아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오스트리아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대선후보 토론 다음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호퍼 후보가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를 당선 가능성에서 49대 41로 앞섰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판 데어 벨렌은 녹색당 당수를 지낸 환경보호론자로, 온건한 난민 정책과 유럽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해 ‘유럽의 오바마’로 불린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통합에 적합한 후보, 외교에서 오스트리아의 국익을 확보할 후보를 묻는 항목에서는 각각 52대 41, 49대 46으로 호퍼를 앞섰지만 당선 가능성에서는 밀렸다.

호퍼는 범죄 예방(47대 28), 난민 문제(42대 30), 국정 운영(41대 36) 등에서 판 데어 벨렌을 앞섰다. 국민 통합, 외교 등 굵직한 이슈에서는 판 데어 벨렌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유럽연합(EU)의 난민 할당제에 반대하며 EU 탈퇴를 주장하는 호퍼가 유권자가 가진 난민에 대한 불안 심리를 파고드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프란츠 피슐러 전 EU 농업분야 집행위원, 빌헬름 몰테러 전 오스트리아 부총리 등 중도 우파 성향의 원로 정치인들은 20일 성명을 내고 다음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판 데어 벨렌을 공식 지지했다. 이들은 국제 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EU 탈퇴를 거론하는 호퍼를 비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