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빅데이터센터 직원들이 해외 감염병 발병 지역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KT제공
KT 빅데이터센터 직원들이 해외 감염병 발병 지역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KT제공
여행객의 해외 로밍 데이터를 분석해 감염병 오염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을 추적해 ‘메르스’ 사태와 같은 2차 감염을 사전에 방지하는 서비스가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빅데이터 선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지난 16일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해외 로밍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오염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을 확인하고, 감염병 잠복 기간 동안 모니터링해 해외 감염병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검역정보화 사업이다.

시범 사업에는 통신 사업자 중 KT가 우선적으로 참여했다. KT 가입자의 로밍 정보를 활용한 ‘해외 유입 감염병 차단 서비스’는 이동통신사별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내년 4월부터 모든 이동통신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해외의 감염병 오염 지역 정보를 KT에 제공하면 KT는 가입자의 로밍 정보를 확인해 오염 지역을 방문한 고객의 정보만을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하게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오염 지역을 방문한 KT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감염병 오염 국가 방문자에게 모니터링 기간(최대 21일) 동안 감염병 신고 안내 등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감염병 오염 국가 방문자가 증상 발현이 의심돼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엔 의약품 안전 사용 정보시스템(DUR) 조회를 통해 오염 국가 방문과 관련한 정보를 담당 의사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브라질 여행객은 브라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위험 안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게 된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이동통신사를 통해 확보한 감염병 오염 국가 방문자를 대상으로 입국 후 잠복 기간까지 증상 발현 시 신고(전화 1339)하도록 하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도록 했다. 따라서 이 여행자는 브라질에서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자마자 “지카바이러스 감염 위험 안내.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등이 나타날 시에 1339에 신고하세요”란 문자메시지를 통해 감염병 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받는다.

정부와 KT는 이와 관련한 국제공조도 주도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서밋’ 행사에서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제안했다. 9월에는 UNGC와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의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윤혜정 KT 빅데이터센터장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고객들의 로밍 데이터와 정부의 데이터를 융합해 국가 방역에 적용했다”며 “KT는 해외 유입 감염병 차단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해외 통신사업자와 협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