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9세대 A4를 무려 8년 만에 내놨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선 A6가 경쟁하는 중형세단급이 각광받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가 바로 준중형급이다. 이 차급은 시장이 요구하는 바가 상당히 많다. 중형급에 뒤치지 않는 안락함과 주행성능, 소형급에 못지않은 민첩함,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한다. 그래서 제조사로선 가장 어려운 세그먼트이기도 하다. 신형은 까다로운 시장의 요구에 부합했을까? A4 45 TFSI 콰트로를 시승했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디자인
큰 틀에서 아우디의 기본 정체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안과 밖으로 곳곳에 적용한 날카로운 직선의 활용성이 돋보여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최소한의 조치로 최대의 효과를 냈다. 절제미는 아우디의 특성으로 과하지 않은 변화는 반갑게 다가온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 길이는 25㎜, 너비 15㎜가 늘어났지만 이는 외형으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더 길고 넓어 보이는 것은 이 직선의 쓰임새가 적절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전면 헤드램프는 하단 안쪽을 가위로 오려 낸듯한 언더컷 디자인을 적용했다. 작은 변화지만 디자인 효과는 크다. 더 날카롭고 공격적인 인상을 가져다준다. 전면 싱글프레임은 보다 더 입체감 있게 다듬었다.

테일램프 역시 헤드램프와 같은 방식으로 통일감을 준다. 아우디는 경쟁 브랜드와 달리 전후면 디자인 괴리감이 없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번 신형역시 마찬가지다. 트렁크 끝 부분에 스포일러 엣지를 적용, 포인트를 줬으며 듀얼 배기파이프와 디퓨저 등을 통해 과하지 않은 역동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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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비율과 실루엣은 특별한 요소는 없지만 역시나 직선의 활용이 빛난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하는 선은 숄더라인을 올곧게 지나 테일램프까지 이어진다. 차체를 더욱 길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실내 디자인은 차급을 뛰어넘을 정도다. 모든 요소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계기반을 화려하게 수놓는 버츄얼 콕핏과 항공기 레버를 연상케 하는 기어시프트 역시 상위 차급의 실내를 연상케 한다. 에어컨 송풍구는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른다. 시각적으로 넓어보이게 하며 안정감도 가져다준다. 조작이 편리한 공조 시스템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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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몸을 적당히 감싸주며 쿠션감도 우수하다. 세미 D컷 스티어링 휠은 보는 맛과 잡은 맛, 둘 다 만족스럽다. 반면 뒷좌석은 1열에 비교하면 너무 단조롭다. 동급 최대의 실내공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세그먼트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에어컨 송풍구도 마련하지 못한 점은 '프리미엄' 걸맞지 않아 실망스럽다. 실내는 오로지 운전자만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성능 및 상품성
엔진은 2.0ℓ 가솔린 터보로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8.0㎏·m의 성능이다. 이전 보다 엔진 출력은 32마력이나 상승했다. 맞물리는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S트로닉인데, 이 역시 신형을 위해 새로 개발했다. 0→100㎞ 가속성능은 5.8초로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효율은 복합 ℓ당 11.6㎞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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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성능이 한껏 향상된 엔진이 100㎏ 다이어트에 성공한 몸집과 만나니 달리기 능력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가속페달을 밝았을 때 반응이 즉각적이며 펀치력이 일품이다. 시속 150㎞까지 어떠한 스트레스 없이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숫자가 나타내는 만큼 동급 경쟁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실력을 자랑한다.

대폭 늘어난 성능, 가벼운 차체, 그럼에도 주행의 안정감은 콰트로 덕분이다. 단단하게 하체를 잡아주니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7단 DCT는 저단에서 변속이 재빠르다. 초반가속을 위한 세팅이다. 효율을 위해 5단 이상에서는 기어비를 늘렸다. 특히 7단에서는 시속 100㎞에서도 1,500rpm를 넘지 않는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핸들링은 정확성에 중점을 둔 듯하다.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조작한 만큼만 정직하게 방향을 튼다.

시승차에는 스포츠서스펜션이 적용됐다. 덕분에 차고가 20㎜ 낮다. 안정성을 위해 구성된 서스펜션 배열로 승차감면에서는 의외로 점잖은 성격을 띈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숙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웬만큼 속도를 내도 실내에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다. 실제 아우디는 신형의 방음 전면 유리로 실내 소음을 줄였으며, 컴프레서 모터, 냉각수 라인 등의 위치를 소음 최소화에 맞춰 배치하는 정성을 보였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버추얼 콕핏은 시각적으로 훌륭하지만 여전히 조작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내비게이션 기능역시 국산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이는 아우디 뿐 아니라 다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드러나는 문제다.

안전품목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아우디 프리 센스 시티'다. 카메라로 전방 상황을 감지해 3단계에 걸쳐 운전자에게 경고하며 충돌이 임박한 경우 브레이크 요동을 통해 긴급 경고를 하고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차가 자동으로 멈춘다.
[시승]확실한 진보, 아우디 A4 45 TFSI 콰트로

▲총평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슬로건답게 아우디는 신형 A4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 욕심을 부렸다. 대폭 향상된 엔진성능과 100㎏에 달하는 과감한 다이어트, 최첨단 품목 등이 그것이다. 덕분에 주행성능과 제품력에 있어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가격은 4,950만원~5,990만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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