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그랜저 IG
6세대 그랜저 IG
40대 운전자들에겐 자동차에 대한 비슷한 기억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항상 부러운 눈빛으로 차를 쳐다봤던 기억이다. 잘사는 내 친구 아버지가 몰던 차. 한때 부(富)의 상징이었던 각진 세단. 그랜저다. 그땐 일명 ‘각그랜저’라고 불렸다. 현대자동차가 1986년 첫선을 보인 그랜저가 어느덧 서른 살이 됐다. 30년간 다섯 번 모습이 바뀌며 185만대(올 9월 말 기준) 넘게 팔렸다. 다음달엔 5년 만에 여섯 번째 그랜저가 나온다.

◆1세대 그랜저

1세대 그랜저는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모델이다. ‘웅장, 위엄, 위대함’의 뜻을 담아 그랜저로 명명됐다. 1986년 7월 등장하며 본격적인 국내 준대형차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당시 첨단 기술이었던 전자제어 연료 분사 방식의 MPI 엔진을 장착하며 최고급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1세대 그랜저는 직선을 강조했다. 강인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각그랜저라고 불렸다. 2000cc, 2400cc, 3000cc급 모델로 구성돼 당시 국내 준대형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세대 뉴 그랜저

1992년 9월 출시된 2세대 모델 뉴 그랜저는 1세대 각그랜저와 달리 곡선미를 살렸다. 유럽풍의 다이내믹 스타일에 중후한 이미지를 조화시켰다. 당시 국내 시판된 차종 중 가장 큰 차체와 실내 공간을 갖고 있었다.

뉴 그랜저는 에어백, 능동형 안전장치, 차체제어시스템(ECS) 등 당시 볼 수 없었던 첨단 안전장치와 편의사양을 선보였다. 뉴 그랜저는 기존 1세대와 같은 배기량의 모델에 3500cc급 모델을 추가해 라인업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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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그랜저 XG

1998년 나온 3세대 그랜저 XG는 새로 개발된 196마력 시그마 3.0 V6 DOHC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국내 최초로 수동 겸용 5단 H매틱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차원 높은 드라이빙 성능을 제공했다.

하드톱 스타일의 그랜저 XG는 2000cc, 2500cc, 3000cc급 모델로 판매됐다.

◆4세대 그랜저 TG

2005년 출시된 4세대 그랜저 TG는 ‘견고한 안락함’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나왔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람다 및 뮤 엔진을 얹었다.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 등 최고의 제품 경쟁력을 갖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랜저 TG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도 적용했다. 버튼 시동장치, 블루투스 핸즈프리,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등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2400cc, 2700cc, 3300cc급 모델로 라인업이 구성됐다.

◆5세대 그랜저 HG

5세대 그랜저 HG는 3년6개월 동안 총 4500여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전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한 그랜저 HG는 최고 출력 270마력의 람다Ⅱ 3.0 GDI 엔진, 최고 출력 201마력의 세타Ⅱ 2.4 GDI 엔진을 적용해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차체 자세제어 장치(VDC),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등 첨단 안전 시스템을 갖춰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국내 최초로 최첨단 주행 편의 시스템인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을 적용하고 전자 파킹 브레이크(EPB) 등 첨단 편의사양을 갖춰 호평받았다.

◆6세대 그랜저 IG

다음달 중순 출시되는 6세대 신형 그랜저 IG는 5년 만에 나오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람다Ⅱ 3.0 GDI, 세타Ⅱ 2.4 GDI 엔진을 적용한 가솔린 모델과 R2.2e-VGT 엔진을 얹은 디젤 모델이 출시된다. 자동차의 인상을 좌우하는 전면부에는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했다.

편의사양도 대폭 개선됐다. 현대자동차 최초로 적용된 지능형 안전기술 브랜드 ‘현대 스마트 센스’에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후측방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ABSD) △ASCC 등이 탑재됐다. 이번 그랜저가 ‘이름만 빼고 다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랜저 IG 사전계약은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