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당초 이와 정반대 의견을 담은 기고를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일간 가디언 등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런던시장이었던 존슨은 언론에 게재할 목적으로 작성했지만, 실제 언론에는 실리지 않은 기고문에서 EU 회원으로 남는 것은 "세계와 유럽을 위해 요긴하다"고 표현했다.

존슨은 또 EU는 "영국 기업들이 더 활용할 준비가 이미 돼 있는 우리 문앞에 있는 시장이다. EU 회원국 분담금은 모든 접근의 대가로는 작은 것이다. 왜 우리가 (EU에) 등을 돌리려고 하는가?"라고 적었다.

하지만 존슨은 이 기고와 같은 시기에 작성돼 일간 텔레그래프에 게재된 기고에서 EU 탈퇴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 기고에서 "우리 제안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EU 표결에서 부결된다. EU 통합의 톱니바퀴가 무자비하게 나아간다"며 "이런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왜 EU에 남으면 끝장날 것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나는 탈퇴를 원한다.우리 민주주의와 우리나라에 대한 통제를 되찾기를 원한다"고 적었다.

존슨은 지난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EU 탈퇴 결과로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캐머런 전 총리가 브렉시트 결정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존슨이 차기 총리로 거론됐지만, 총리 경선 도전을 포기해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존슨은 이후 외무장관으로 발탁돼 내년 3월말 이전에 시작될 EU 회원국들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