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GM·테슬라에 부품공급 우리산업…250개 충전소 보유 포스코ICT 주목"
언제부턴가 뿌연 하늘 아래에서 마스크로 입을 가린 사람들을 자주 본다. 정부가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2020년까지 한국형 미세먼지 예보 모델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자동차 매연’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주변 환경 변화를 보고서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사업으로 정부 정책이 집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빠르게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공약 중 하나가 ‘친환경’이다.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장려하는 큰 틀 안에서 에너지정책이 수립될 전망이다. 전기차산업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 강국인 독일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한다. 독일 연방 상원은 2030년부터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 자동차만 판매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아직까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법제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독일에서 가솔린과 디젤 차량를 판매하지 못하고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만 판매하는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지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중국은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1만2000여곳, 충전기 480만대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5위권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능력을 가진 한국은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기차 충전소 680여곳, 전기차 등록 대수 5767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기차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산업·포스코ICT 주목

투자자 관점에서 따져봐야 할 전기차 관련 종목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 등에 PTC 히터를 납품하는 우리산업을 추천한다. PTC 히터는 공기를 전류로 직접 데워 실내 온도를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과열을 자체 제어하는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우리산업은 2012년부터 테슬라에 PTC 히터를 독점 공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도 발 빠르게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앞으로 우리산업의 PTC 히터 매출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자인 포스코ICT도 유망한 종목이다. 포스코ICT는 국내 전기차 인프라 플랫폼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다. 약 250개에 달하는 충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1일부터 시행된 전기차 공용충전기 전면 유료화도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엔 한국GM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한국GM의 애프터서비스센터, 판매 대리점, 대형마트 등 주요 생활거점 120여곳에 공용 충전시설을 추가할 전망이다.

필자는 항상 주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한다. 중도에 오버페이스를 해서 쉽게 지쳐서는 안 된다. 현실은 안타깝게도 마치 100m 단거리 경주를 하듯 ‘한 방’을 노린다. 승부를 빨리 내겠다는 ‘조급증’만 해결하면 주식 인생은 180도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