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제품 협찬 및 후기 작성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파워블로거가 급증하고 있다. 패션·뷰티 기업들이 신제품 홍보 등을 위해 언론사를 접촉하는 데 제약이 생기자 블로거 활용을 늘리면서다. 최근에는 파급력이 낮은 신생 블로거들이 제품 협찬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구걸하는 블로거’라는 뜻의 ‘블로거지’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블로거지로 불리는 이들은 패션 및 뷰티업체에 연락해 “제품 리뷰 글을 잘 써줄 테니 제품을 보내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다. 한 패션업체 홍보팀 관계자는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유명 파워블로거들에게는 예전부터 신제품을 협찬해왔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협찬을 요구하는 블로거가 2~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블로거지의 등장과 함께 파급력이 큰 커뮤니티의 ‘언론화’ 현상도 김영란법 시행 후 달라진 모습으로 꼽힌다. 패션에 관심이 높은 20~30대 남성이 많이 활동하는 A카페는 네이버에서만 73만여명이 가입한 유명 카페다. 이 커뮤니티는 각 패션 브랜드의 신제품을 운영자들 또는 ‘기자’로 고용된 일반인이 입어보고 후기를 기사 형태로 올리는 ‘패션피처’라는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A카페는 피처 글 하나에 보통 500만원가량 주고 제품도 협찬한다”고 말했다. 게시글 하단에는 ‘본 콘텐츠는 위 해당 브랜드 혹은 대행사에서 수수료를 지급받고 OO가 직접 촬영, 편집,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등의 글이 달려 있다.

293만여명의 네이버 이용자가 가입한 B카페는 화장품 체험 이벤트를 자주 연다. 이용자들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올렸더라도 정보 제공 측면에서 유익하다”는 의견과 “대가를 받고 올린 만큼 부정적인 내용이 없어 아쉽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