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거나 앉아있다 일어섰을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현기증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의 아르판 이크람-프랑크 볼터스 박사 연구팀이 치매 또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남녀 6천204명(평균연령 68.5세)을 대상으로 24년 동안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몸을 일으켰을 때 3분 안에 최고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최저혈압인 확장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기립성 저혈압으로 규정했다.

1천152명(18.6%)이 이에 해당했다.

조사기간에 모두 1천176명(19%)이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등 여러 형태의 치매 진단을 받았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15% 높았다.

순간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면 그에 대한 보상반응으로 심박수가 증가하는데 기립성 저혈압에도 심박수가 증가하지 않는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39%나 높게 나타났다.

기립성 저혈압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더라도 일어섰을 때 수축기 혈압 변화는 치매 위험을 8%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갑작스러운 혈압 강하로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저산소증이 뇌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윈스롭 대학병원 노인의학실장 어빙 그로몰린 박사는 뇌 혈류 감소가 인지장애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과학도서관-의학'(Public Library of Science - Medicine) 10월 11일 자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