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문태현 DJI 코리아 대표(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드론(무인항공기)을 스마트폰과 비교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셀카 문화가 자리 잡았듯 드론으로 셀프 항공 사진이 확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흥미로운 얘기였지만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언제 어디서나 꺼내 셀카를 찍기에 드론은 스마트폰보다 크고 무거웠다.

5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DJI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다시 만난 문 대표의 표정엔 한층 자신감이 넘쳤다. 그가 바지 뒷주머니에서 제품을 꺼낼 때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날개와 프로펠러를 접은 드론은 500mL 물병보다 작았다.

세계 최대 드론업체 중국 DJI가 국내에서 접이식 소형 드론 '매빅 프로'를 공개했다. DJI가 드론에 접이식 디자인을 채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날개를 접었을 때 길이는 19cm, 높이는 8cm에 불과하다. 무게는 743g으로 커피 두 잔보다 가볍다. 전작인 '팬텀4'의 무게는 1kg이 넘었다.

문 대표는 "그동안 일상이나 여행에서 자유롭게 휴대할 수 있는 드론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며 "매빅 프로는 여성용 핸드백에 들어갈 만큼 작은 크기라서 언제 어디서든 꺼내 쓰기 좋다"고 소개했다.
문태현 DJI 코리아 대표가 5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DJI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매빅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DJI 코리아 제공
문태현 DJI 코리아 대표가 5일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DJI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매빅 프로'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DJI 코리아 제공
크기와 무게는 줄었지만 성능은 전작들에 뒤지지 않는다. 흔들림 방지 기술이 적용된 4K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최대 송신 거리는 7km, 최장 비행 가능 시간은 27분이다. 카메라 화각 등만 제외하면 전작 팬텀4와 비교해도 부족한 부분이 없다.

보급형 드론에 방점을 찍은 만큼 비행 조종도 쉽다. 4개의 날개를 펼치고 조종기만 켜면 비행 준비가 끝난다. 기존처럼 탈부착식 프로펠러를 따로 연결할 필요가 없다. 단거리 비행일 경우 조종기 없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조종이 가능하다.

5개의 카메라 센서로 구성된 비젼 시스템이 주변 지형과 장애물을 감지해 초보자들도 쉽게 드론을 날릴 수 있다. 최대 시속 36km의 빠른 속도로 대부분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비행한다. 하향 비젼 시스템이 개선돼 실내에서도 바닥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제자리비행 상태를 유지한다.

프리미엄급 성능을 탑재하고도 가격은 더 낮췄다. 매빅 프로와 조종기 세트의 국내 출고가는 123만원. 팬텀4가 200만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가격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유지한 데는 짐벌과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소형화와 효율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짐벌은 카메라 수평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핵심 장치다. DJI는 역대 가장 작은 3축 짐벌을 개발해 매픽 프로에 탑재했다.

다양한 촬영 모드와 앵글을 지원해 전문 촬영 장비로 찍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피사체 자동추적 기능인 액티브트랙은 물론 피사체를 중심으로 360도 돌면서 촬영하는 써클 기능도 지원한다. 제스처 모드에선 카메라 센서가 피사체의 특정 포즈를 인지해 타이머를 작동시켜 자연스러운 셀카 촬영을 돕는다.

DJI 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DJI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매빅 프로의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3일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문 대표는 "개인적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1가구 1드론'으로 세웠다. 소비자군을 확대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빅 프로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팬텀과 인스파이어보다 많이 판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