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보아·김유정·조성모…10년 만에 돌아온 '연어 모델'
동아제약은 지난 8월 구강청결제 가그린의 신제품인 ‘잇몸가그린 검가드’ 광고 모델로 배우 김래원(사진)을 기용했다. 김래원은 17년 전인 1999년에도 가그린 모델로 활동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배우 김래원이 광고에 등장하면 가그린의 브랜드 역사를 대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래전 광고에 나온 모델을 새 광고에 다시 내보내면 브랜드가 장수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래원처럼 과거 자신이 출연한 광고에 다시 등장하는 광고 모델들이 요즘 자주 보인다. 광고업계에서는 이들을 연어가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빗대어 ‘연어 모델’이라고 부른다. 가수 보아도 이런 사례로 꼽힌다. 보아는 올해 5월 광동옥수수수염차 광고 모델로 10년 만에 다시 나왔다. 광동제약은 제품을 출시한 지 10년이 됐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초창기 모델인 보아를 다시 발탁했다.

연어 모델 광고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조승현 제일기획 캐스팅 디렉터는 “과거 광고에 나온 모델이 시간이 흘러 같은 브랜드 광고에 다시 등장하면 ‘응답하라 신드롬’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세월이 흘러 광고 모델이 변한 모습도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역배우 출신인 김유정은 어릴 적 찍은 일동제약 광고에 작년 다시 등장했다. 일동제약은 메디폼이 습윤밴드 원조 브랜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김유정을 11년 만에 새 브랜드 ‘메디터치’ 모델로 발탁했다. 11년 전 광고 속 6세 김유정과 17세가 된 김유정을 함께 광고에 담아 ‘티 없이 키우세요!’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가수 조성모는 2000년 초록매실 광고에 나온 지 14년 만인 2014년 웅진식품 음료인 초록매실 광고에 재등장했다. 새로운 광고에서 조성모는 “나야. 널 깨물어주던. 또 깨물어줄까?”라고 말한다. “널 깨물어주고 싶어”라는 대사가 나온 과거 광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2009년 오뚜기 뿌셔뿌셔 광고 후 7년 만에 다시 광고 모델이 된 아이돌그룹 샤이니 등도 연어 모델로 꼽힌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