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경영상] 혁신으로 신산업 창출…글로벌 시장 개척 주역
세계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반면 국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면서 핵심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다산경영상 심사위원회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과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도전과 혁신을 통해 신(新)산업을 창출하고 세계 시장을 뚫은 ‘개척자적 경영인’의 본보기로 평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한샘건축연구소, 한라건설, 한양, 삼성건설 등에서 얻은 다양한 국내외 건설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1996년 국내 최초 건설사업관리(CM) 전문회사인 한미글로벌을 설립해 시장을 창출했다. 2009년 증권시장에 상장된 한미글로벌은 미국, 유럽, 중동,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50여개 국가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국내 건설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고도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CM업체가 시행사 역할까지 맡아 공사비와 공사기간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형 CM 모델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업비 절감은 물론 공기 단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하 사장은 KAI 내부 출신 첫 사장으로 36년간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함께해온 전문 경영인이다. 1978년 대우중공업 항공사업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과 통합해 세워진 KAI에서 경영지원본부장(전무)과 글로벌사업기획단장(부사장)을 거쳤다.

하 사장은 기본훈련기(KT-1), 고등훈련기(T-50), 국산헬기 수리온 등 KAI가 개발한 국산 항공기의 수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의 수출을 통해 설립 직후 매출의 15%(900억원)에 불과하던 KAI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62%(1조8000억원)로 급증했다. 그는 재임 기간 주가를 세 배, 영업이익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기업가치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는 2020년까지 연매출 10조원의 세계 15위권 항공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윤증현 < 윤경제연구소장·전 기획재정부 장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