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켓몬고 힘 빠졌나…두 달 만에 선두자리 빼앗겨
출시 이후 두 달간 미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선두를 지키던 ‘포켓몬고’가 이달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줬다. 출시 2주 만에 3000만건 다운로드에 35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한 포켓몬고는 약 5주 뒤부터 하루평균 이용자 수가 꺾이기 시작하더니 두 달 넘게 지켜오던 미국 앱스토어 매출 선두 자리까지 내주고 말았다.

나이앤틱랩스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는 최근 매출이 급증한 슈퍼셀의 전략 게임 ‘클래시로얄’에 지난 20일 미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내줬다. 7월6일 미국에 출시된 포켓몬고는 74일간 매출 순위 선두를 유지했다.

포켓몬고, 예견된 몰락?

클래시로얄 매출이 크게 뛴 것은 같은 날 슈퍼셀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 4종을 추가하면서 이용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포켓몬고보다 오랜 기간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한 게임은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347일), 킹의 캔디크러시사가(109일) 두 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포켓몬고 힘 빠졌나…두 달 만에 선두자리 빼앗겨
업계에서는 포켓몬고 인기 하락이 지난달부터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출시 뒤 약 2주 만에 4500만명까지 폭증했던 세계 하루평균 활동 유저 수가 7월 말부터 계속 줄어들더니 지난달 말에는 3000만명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앱토피아, 센서타워 등 미국의 다른 시장조사 업체도 포켓몬고 활동 유저 수와 다운로드 건수, 앱 이용 시간 등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 빅토르 앤서니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출시 뒤 열풍을 일으켰던 포켓몬고는 짧은 전성기를 종료하고 후퇴하는 양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포켓몬고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앱(응용프로그램) 통계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이달 초 국내 포켓몬고 이용자는 약 22만명으로, 포켓몬고 열풍이 한창이던 7월 셋째주의 114만명 대비 80%가량 감소했다. 정밀지도 해외 반출 문제로 국내 출시가 늦춰지면서 기대감이 사그라든 데다 콘텐츠 부족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포켓몬고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포켓몬고는 역대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빠르게 5억달러 매출을 달성한 게임이며 지금까지 확보한 이용자 수만 5억명이 넘는다. 이처럼 저력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클래시로얄처럼 주요 기능 업데이트로 이용자를 다시 끌어들이면 포켓몬고가 1위를 탈환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존 행크 나이앤틱 최고경영자(CEO)는 19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이용자 간 대결, 포켓몬 교환, 게임 내 행사 유치 기능 등 다양한 콘텐츠 추가를 고려하고 있다”며 “2013년 출시된 포켓몬고의 전작 인그레스를 서비스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7억달러 vs 1억달러’…매출 추정치 엇갈려

포켓몬고 매출 추정치가 조사기관마다 크게 다른 것도 눈길을 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바일 게임 매출 집계가 정확하지 않은 문제를 짚으면서 포켓몬고의 매출도 집계 기관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센서타워는 포켓몬고가 올여름 올린 매출이 10일 기준 5억2900만달러(약 5840억원)로 할리우드 영화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과 ‘인디펜던스데이:리써전스’의 흥행 수입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 업체 앱애니의 집계는 이보다 더 장밋빛이다. 앱애니는 8일 기준 포켓몬고에 의한 닌텐도 수입이 5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에서 결제분의 30%를 수수료로 징수하는 것을 감안하면 포켓몬고의 매출이 7억달러(약 77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조사회사 프라이오리데이터는 포켓몬고의 매출을 1억달러(약 1100억원), 슈퍼데이터리서치는 3억5900만달러(약 397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같이 조사기관별로 매출 집계 편차가 큰 이유는 애플과 구글이 개별 앱 매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의 성공이 ‘고래’로 불리는 소수의 ‘큰손’ 고객에 달려 있다는 점도 게임 매출 집계를 어렵게 한다.

WSJ는 일부 개발업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앱스토어 순위, 리뷰 건수 등 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을 동원해도 포켓몬고와 같은 초히트작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닌텐도 주식 급등 현상에 주목하며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모바일 게임 매출 산정의 정확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