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재난상황 유지 중, 피해 없어"…현대차 생산라인 정상
울산시민, 잦고 강한 여진에 "위험시설 정보 공개해야"

21일 낮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하면서 산업도시 울산 일원에 밀집한 원자력발전소와 화학공장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원전이나 플랜트 설비에 지장을 줄 정도의 진동은 아니라고 하지만, 시민들은 뚜렷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데 대해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19일 오후 규모 4.5 여진 발생 이후 'B급 재난 상황'을 계속 유지 중이다.

B급 상황은 전 직원의 절반이 비상소집돼 24시간 근무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고리원전 측은 "오늘 여진으로 원전 가동에는 이상이 없고, 시험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도 이상 없다"고 확인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이번에는 별 차질 없이 각 공장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18일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하자 안전 점검차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약 2시간 동안 멈췄고, 12일과 13일에도 진도 5.8 규모의 경주 지진에 따라 생산라인을 일시적으로 세웠다.

울산시는 "산업단지와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인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울산에는 석유화학공단과 온산공단 등을 중심으로 230여 개 업체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정유·화학산업단지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에서 생산액으로는 33%, 수출액 기준으로 40%가량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각 업체는 기름, 화학물질, 가스 등을 취급하는 탱크와 배관 설비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잦은 지진으로 주변에서 우려가 크지만, 지진 규모가 설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공정 차질이나 피해 등에 대비해 전체 공정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그러나 좀처럼 느끼기 힘든 땅의 흔들림을 최근 자주 겪으면서 원전사고, 각종 위험물·유독물 유출이나 폭발에 대한 걱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시민 홍모(33·여)씨는 "견딜 정도의 진동이라고 해도 이렇게 자주 흔들리면 아무래도 설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면서 "시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위험한 시설이나 설비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