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일반 재화의 차이점은 보호 관계에 있다. 자동차는 운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재화는 사용자에 의해 보호를 받는 입장이다. 실제로 운전자들은 알게 모르게 자동차의 다양한 안전 기술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운전자가 체감조차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안전하고 편안한 차를 만들어 낸다.

토요타,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안전띠'

하지만 단 한 가지, 여전히 운전자에 의해 구현되는 안전 시스템이 있다. 바로 안전띠다. 안전띠 역시 갖가지 기술을 적용하며 발전하지만 실제 착용 유무는 전적으로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달려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 안전띠 장착률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을 중심으로 매우 낮은 상태다.

안전띠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안전 장치다. 안전띠 장착은 사고시 사망자 발생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춘다. 따라서 토요타는 최근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안전띠 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썸즈 캐릭터를 활용한 TV 및 신문 광고를 활발히 게재하며 운전자 계몽에 나섰다.

토요타,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안전띠'

이와 함께 지난달 29일 아태지역을 대상으로 후지스피드웨이에 위치한 모빌리타에서 기본적인 안전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시승회를 열었다. ABS(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 VSC(차량자세제어장치)와 같이 보편적인 시스템 뿐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도 적용이 확산되는 AEB(긴급제동시스템)도 준비됐다.

먼저 토요타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에 올랐다. VSC를 끈 상태에서 젖은 슬라럼 코스를 주행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차가 쏠리며 바깥으로 밀려나는 느낌이 심했다. 브레이크가 드르륵거리며 자세를 잡지만 비가 오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굉장히 불안했을 정도다. 다시 VSC를 켜고 같은 코스를 달렸다. 이번엔 운전자가 조향하는 만큼 차가 제대로 따라왔다. 운전 실력보다는 자동차에 탑재된 안전 기술이 더욱 믿음직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순간이다.

긴급제동시스템은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에 탑재됐다. 운전자가 충돌이 예견된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1단계로 경고를 주고, 최종적으로 완전히 멈춰 세우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를 경험하려면 장애물을 향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돌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중간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운전자가 의식이 있다고 판단, 긴급제동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

처음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한눈을 파는 척, 자동차의 후면 모양을 본딴 장애물을 향해 다가서자 프리우스가 스스로 급제동했다. 장애물을 1m 정도 남기고 멈췄다. 하지만 두 번째 시도에선 장애물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충돌이 얼마남지 않은 거리에서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기 때문이다. 긴급제동시스템은 상황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토요타,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안전띠'

이 날 체험한 안전 기술은 기본적이지만 핵심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듯 자동차 업체의 기본기를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기술이기도 했다. 토요타의 안전 시스템은 운전자를 확실히 보호하면서도 어색하거나 티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강하게 보호받는다는 느낌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이제 막 자동화가 진행되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매년 교통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며 "안전띠 장착과 에어백 전개, 캐빈 강성 확보 등을 적절히 혼합해 상해율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수동적이고 능동적인 다양한 안전 시스템 개발로 사망자 제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