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수주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 대우조선의 자구안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에서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으로부터 "바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1조8천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수립했으나 조선업황의 침체가 계속됨에 따라 올해 6월 3조4천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렇게 마련한 5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으로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경우에 대비해 약 2조원 규모의 컨틴전시플랜도 준비해 두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신규 수주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의 36억 달러까지 급감하고 시황 회복이 2018년까지 장기화하는 경우를 뜻한다.

김 의원은 "현재 수주액이 9억8천만 달러로, 연말까지 12억 달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바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회장은 "현재 호재와 악재가 같이 있다"면서 "수주량은 악재지만, 소난골 드릴십 인도와 관련해 9월 말까지 인도 약정이 이뤄지는 등 신규 자금이 7천억원 정도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주만이 아니라 외적인 조건까지 최악의 상태가 되면 컨틴전시 플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의래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