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위기의 학교 급식, 강력히 처벌해야
최근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학교급식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마디로 부실 덩어리다. 위생·품질관리 부실, 학교와 식재료 제조업체 간 유착 의혹 등 위반 사례 677건이 적발됐고, 관련자 382명에 대한 징계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 입찰 담합, 리베이트 수수 등 학교와 업체 간 유착비리가 도를 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최상위 교육열과는 대조되는 이런 급식 부실은 고스란히 성장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학교급식은 1998년에 전국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03년에 초·중·고에 전면 시행됐다. 과거의 급식이 아이들의 한 끼를 때워주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관리된 급식의 질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수년간 그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부 지원으로 많이 개선됐다지만 철저한 관리와 처벌이 없으면 이번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것이다.

내년부터 학교급식 운영 실태를 공개하는 ‘학교급식 전용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개선 방안이 마련되고 있으나, 납품된 식자재 원산지와 친환경 여부는 이를 인증해준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인 만큼 학교에 전가하지 말고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급식은 전국 1만2000여 학교에 다니는 600만명이 넘는 어린 학생들의 먹거리와 관련된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예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듯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급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 온 국민이 급식감시자가 돼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급식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유현재 <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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