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수 미니소코리아 사장은 17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며 “중국 상하이 미니소 매장에서 처음 산 제품이 3800원짜리 이 빨간 알람시계”라고 소개했다. 미니소는 18일 서울 신촌점을 시작으로 연내 12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고민수 미니소코리아 사장은 17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며 “중국 상하이 미니소 매장에서 처음 산 제품이 3800원짜리 이 빨간 알람시계”라고 소개했다. 미니소는 18일 서울 신촌점을 시작으로 연내 12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고민수 미니소코리아 사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던 지난해 8월 미니소를 처음 알게 됐다. 상하이 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제품 디자인과 가격에 깜짝 놀랐다. 고 사장은 “무조건 한국에서 팔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광저우 본사를 100번 넘게 찾아갔다. 미니소가 한국에 가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한국 판매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했고, 결국 사업권을 따냈다. 미니소는 보통 5년간만 판권을 주지만 고 사장에게는 10년의 판권과 온라인사업권까지 줬다. 온라인몰에서 미니소 제품을 판매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100% 자체생산 디자인상품

고 사장은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를 포함해 800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갖추고 700개의 생산공장을 자체 운영하며 100% 자사 브랜드 제품만 판다는 게 미니소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북유럽풍 디자인의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소는 ‘미니멀리즘을 판매하는 장소’라는 뜻이다. 제품 수는 2만여개에 달한다. 매달 300여개의 신제품을 쏟아낸다. 2013년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가 ‘미니소산업’을 창업, 2014년 6월 도쿄 이케부쿠로에 1호점을 냈다. 그는 2014년 중국과 홍콩 자본에 대주주 지분을 넘겼다.

고 사장은 “유행을 이끌어가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들처럼 트렌드를 빨리 반영하는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며 “‘라이프스타일숍의 유니클로’가 목표”라고 말했다.

미니소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2조원이었다. 뷰티상품, 디지털상품, 액세서리, 생활용품, 가구, 문구, 식품 등 생산하지 않는 제품이 없다. 일본 중국 홍콩뿐 아니라 네팔 두바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터키 멕시코 미국 캐나다 모로코 이란 등 24개국에서 15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유럽 11개국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연내 국내 12개 매장 열어

미니소코리아는 18일 서울 신촌에 1호 매장을 연다. 2호점은 다음달 2일 현대백화점 미아점에, 3호점은 5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낼 예정이다. 10월에 동대문 두타에 4호점을 여는 등 연말까지 한국에만 12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모두 직영으로 운영한다.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는 것도 고려 중이다. 제품별 국내 판매가격은 알록달록한 실리콘 케이스가 덧대진 작은 텀블러가 1800원, 보온병 4900원, 메모리폼 목베개 3800원 선이다. 진동클렌저 미용기기(1만6000원)와 블루투스 스피커(2만4900원) 등 미니 가전도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제품당 기본 10만개씩 생산하기 때문에 디자이너 상품인데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자인·가격·성능 3박자 갖춰

미니소코리아는 15~35세 여성 소비자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다이소,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등에 대해 고 사장은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했다.

고 사장은 “미니소는 중국에 자체 연구개발센터를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불량률이 0.02%밖에 안 되는 것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내년엔 국내 100개 매장에서 매출 1000억원을 거두고, 3년 안에 300개 매장에서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