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아웃도어
빈폴아웃도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인 빈폴이 작년 4월 출시한 ‘딜라이트 리넨’ 의류는 생산한 물량 6만5000장이 모두 팔렸다. 이 옷은 기존 리넨 옷과 달랐다. 뻣뻣한 리넨 섬유에 비해 착용감이 좋았다.
빈폴
빈폴
여름옷이 진화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기술 개발을 통해 신소재 여름의류를 내놓고 있다. 리넨 등 천연 섬유를 혼방하거나 통풍이 우수한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는 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히트텍 등 발열 섬유 위주로 신소재를 개발하던 업체들이 이제는 여름철 무더운 기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寒여름 '차도남'의 정석
여름철 옷의 대표 소재인 리넨은 천연 섬유 특유의 질감과 청량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물에 취약하고 형태가 쉽게 틀어지며 구김이 많기 때문에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빈폴은 리넨의 통기성과 질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폴리에스테르사와 리넨을 혼방했다. 세탁 후 치수 변화나 형태의 뒤틀림이 적고 구김도 없는 섬유가 탄생했다. 이 섬유가 딜라이트 리넨이다. 올해 출시한 ‘딜라이트 리넨 2.0’은 3만5000장 가까이 팔렸다. 작년에 나온 딜라이트 섬유보다 안정성을 높여 틀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빈폴은 나노 가공한 섬유로 오염방지 기능을 갖춘 옷도 내놨다. 미국 나노텍스사(社)의 나노 가공 기술을 도입했다. 섬유 고유의 촉감과 투습성은 유지하면서 미세입자가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섬유 표면에 부착된 나노 돌기들이 오염물질을 밀어내 섬유에 스며드는 것을 막는다. 오염물질은 섬유 표면에서 흘러내린다. 이렇게 오염방지 가공된 남성복 바지는 현재 1만개 이상 팔렸다. 와인이나 커피, 케첩 등을 흘려도 휴지로 닦거나 손으로 털어낼 수 있는 옷이다.

한지로 만든 티셔츠도 있다. 빈폴아웃도어는 지난 4월 ‘프레시 한지 티셔츠’를 출시했다. 한지 소재인 닥나무에서 추출한 섬유를 폴리에스테르와 혼방한 소재로 제작했다. 청량감이 우수하고 세균 발생을 막아줘 아토피 피부에 좋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티셔츠는 지금까지 3만장 정도 팔렸다. 빈폴 관계자는 “옛날 우리 선조들이 방안에 요강을 두고도 냄새가 나지 않았던 이유가 한지 창호지를 문에 발랐기 때문”이라며 “한지는 냄새를 정화하는 기능이 있어 땀 냄새 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는 한지로 만든 와이드팬츠와 블라우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마에스트로
마에스트로
LF 브랜드인 헤지스는 리넨 원사를 사용해 여름용 니트와 카디건 제품을 선보였다. 시원하고 무게가 가볍다. 리넨 재킷은 제품을 제작한 뒤에 워싱 처리하는 가먼트 워싱 기법을 거쳐 ‘멋스러운 구김’을 표현했다. 남성복 브랜드인 마에스트로는 특수 공정 처리한 리넨 소재를 사용해 ‘리노 컬렉션’을 출시했다. 땀이나 오염, 먼지를 방지해주는 섬유로 제작했다. 습도와 온도가 변해도 쉽게 변색되지 않아 보관이 편리하다. 어깨선을 앞당겨 팔을 움직이기 편리하도록 제작하는 ‘포워드 피칭’ 방식을 활용해 착용감을 높였다.

라푸마는 대마에서 추출한 친환경 섬유 ‘헴프셀’을 사용한 바지를 선보였다. 자외선 차단, 항균 효과와 함께 습기를 빨아들이고 냄새를 없애는 기능이 우수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김도형 LF 라푸마 팀장은 “천연 소재가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