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첫 경기 추가 시간 극장골에 고개를 숙였던 잉글랜드가 이번에는 믿기 힘든 극장골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준비한 것을 모두 쏟아부으면 기적이나 다름없는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또 하나의 극장골이 축구장을 뜨겁게 만들어주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이끌고 있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6일 오후 10시 프랑스 랑스에 있는 스타드 보야르트 들렐리스에서 벌어진 UEFA(유럽축구연맹) EURO(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16 B조 2차전 웨일스와의 맞대결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마르세유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맞대결은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1-0 승리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추가 시간 2분만에 주장 완장을 찬 바실리 베레추츠키의 극적인 헤더 동점골이 터져서 1-1로 끝났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 잉글랜드의 경기력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심지어는 선발 멤버를 다시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터져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에서 옆 나라 웨일스를 상대해야 했다. 올림픽 토너먼트에는 영국이라는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관계이지만 FIFA나 UEFA 주관의 메이저 대회에는 분명히 다른 축구협회 소속의 국가대표팀이 따로 뛰기 때문이다.공교롭게도 그동안 잉글랜드의 그늘에 가려서 이렇게 큰 대회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웨일스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먼저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일대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그 주인공은 비운의 왼발잡이 라이언 긱스의 후예 가레스 베일이었다. 42분, 웨인 루니의 밀기 반칙으로 얻은 35미터 먼 거리의 프리킥을 가레스 베일이 왼발 무회전 킥으로 꽂아넣었다.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가 왼쪽으로 몸을 내던졌지만 야구에서 포크 볼이 흔들리며 날아오는 것처럼 베일의 왼발 프리킥은 뚝 떨어지며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그렇다고 해서 잉글랜드가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호지슨 감독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골잡이 제이미 바디와 다니엘 스터리지를 동시에 들여보낸 것이다. 거짓말처럼 이 두 선수가 믿기 힘든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먼저 56분에 제이미 바디가 행운(?)의 동점골을 오른발로 차 넣었다. 다니엘 스터리지가 왼쪽에서 올려준 공이 묘하게도 웨일스 수비수 애슐리 윌리엄스의 머리에 맞고 바디 앞에 떨어진 것이다. 그 순간 제이미 바디는 명백히 오프 사이드 위치였지만 스터리지의 크로스 순간에는 온 사이드 위치였기에, 더구나 웨일스 수비수 윌리엄스의 몸에 맞고 떨어진 공이기에 제2부심의 깃발이 올라가거나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정당한 골이었다.가레스 베일이 제2부심에게 달려가서 오프 사이드를 주장했지만 윌리엄스의 머리에 맞고 공이 떨어진 것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 2분만에 더 기막힌 극장골이 터져나왔다. 다니엘 스터리지가 페널티지역 밖에서 밀어준 공이 `제이미 바디-델레 알리`를 거쳐 스터리지에게 다시 굴러왔다. 웨일스의 밀집 수비가 펼쳐지고 있었지만 이들의 짧고 정확한 3자 패스는 미리 준비된 패턴이었던 것이다. 거기서 다시 스터리지에게 기회가 왔고 그는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히 노렸다. 웨일스 골키퍼 웨인 헤네시가 반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정도로 벼락같이 이루어진 셈이었다. 잉글랜드는 이 기막힌 역전 드라마 덕분에 3위로 밀려날 위기에서 벗어나 1위 자리까지 당당히 올라왔다. 오는 21일 오전 4시 생테티엔에서 2위 슬로바키아와의 맞대결을 남겨놓고 있지만 16강을 1위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놓인 것은 사실이다.UEFA EURO 2016 B조 결과(16일 오후 10시, 랑스) ★ 잉글랜드 2-1 웨일스 [득점 : 제이미 바디(56분), 다니엘 스터리지(90+2분,도움-델레 알리) / 가레스 베일(42분)] ◇ B조 현재 순위표 1위 잉글랜드 4점 1승 1무 3득점 2실점 +1 2위 슬로바키아 3점 1승 1패 3득점 3실점 0 2위 웨일스 3점 1승 1패 3득점 3실점 0 4위 러시아 1점 1무 1패 2득점 3실점 -1※ 외부 필진 칼럼은 당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스포츠팀 심재철기자 sports_sp@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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