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의 내성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새로운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병철·김혜련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BRAF V600E 유전자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BRAF 변이 폐암) 환자의 항암제 내성 원인을 찾았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암치료’(Molecular Cancer Therapeutic) 최근호에 실렸다. 그동안 BRAF 변이 폐암에는 악성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치료제 ‘다브라페닙’이 표준 약제로 사용됐지만, 치료 기간이 지남에 따라 약물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다브라페닙에 의해 활성화가 억제된 ‘ERK 효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활성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ERK 효소를 자극하는 원인이 ‘RIP2 효소’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활성화하는 ERK 효소를 억제하는 표적 약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약물 내성을 극복할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