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IoT 공기청정기로 중국 공략, 식기세척기로 이란서 승부…동양매직 '수출 매직' 보여줄 것
강경수 동양매직 사장(53·사진)은 1990년 1월 동양매직 공채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동양매직 맨’이다. 27년을 동양매직에 있으면서 마케팅, 제품 개발, 생산 등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사모펀드 NH농협-글렌우드가 2014년 동양매직을 인수한 뒤 강 사장을 대표로 세운 것은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고 신규 사업을 안착시킬 수 있는 적임자란 판단 때문이었다.

강 사장의 리더십 속에 동양매직은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2013년 295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903억원으로 2년 만에 32% 증가했다. 올해는 46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생활가전 렌털(대여)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렌털 계정 수가 80만개 수준까지 올라 코웨이에 이은 2위권을 형성 중이다. 전기레인지 등 주방가전 시장에서도 잇단 혁신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강 사장은 “동양매직 하면 확 떠오르는 스타 제품을 최소 2~3개 만들어내는 게 앞으로 과제”라며 “스타 제품이 나오면 수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요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궁금합니다.

“생활가전 렌털 판매입니다. 렌털은 일단 많이 깔아놓아야 효율적인 관리와 운용이 가능합니다. 본궤도에 오르려면 120만개 정도는 넘어야 된다고 봅니다. 현재 80만개 수준이니 50%가량 성장시켜야 합니다. 작년에 30만개를 늘렸으니 향후 1~2년 안에 달성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생활가전 렌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입니까.

“대표 취임 후 렌털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습니다. 방문 판매 서비스 인력을 2년 만에 600명에서 2000명 수준까지 늘렸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에 물류 창고를 20곳 가까이 확보했습니다. 30곳을 확보하는 게 목표입니다. 렌털 인프라가 부족해 과거에는 주문이 들어와도 배송이 늦고 관리도 잘 안 됐던 게 사실입니다. 취소나 반품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이런 부분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작년부터 배우 현빈 씨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스타 마케팅에도 나섰습니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렌털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슈퍼란 이름을 단 정수기, 공기청정기가 나온 뒤 렌털 제품 경쟁력이 확 올라갔습니다. 저수조를 없앤 직수형 정수기(모델명 슈퍼정수기)를 작년 3월 내놔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부피가 작고 디자인이 좋은데 렌털 가격은 저렴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해 나온 슈퍼S정수기는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넣어 기능을 더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작년 10월 출시한 슈퍼청정기도 월 4000대나 팔리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던 공기청정기(슈퍼청정기)를 직접 생산으로 바꿨습니다. 슈퍼청정기는 중국에서도 곧 판매할 예정입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올 8~9월 중형과 대형 공기청정기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공기청정기는 시즌이 따로 없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동양매직은 원래 주방가전 시장에서 명성이 높았는데요.

“오븐,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이 렌털 사업과 함께 양대 축입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IoT 기능이 있는 가스레인지가 곧 나옵니다. 집 밖에서도 불꽃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가스를 켜놓고 깜박해도 밖에서 끌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입힌 전기레인지도 출시합니다. 기존 전기레인지가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어르신들이 쓰기 불편해합니다. 신제품은 기존 가스레인지처럼 손잡이를 돌려서 화력을 조절합니다.”

▷제품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란 평가를 많이 듣습니다. 디자인도 좋고 품질도 괜찮은데 가격은 비싸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과제는 시장 지배력을 높여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동양매직 하면 확 떠오르는 스타 제품 2~3개 정도를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주방가전은 건설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최근 아파트 분양이 많아져 건설사를 통해 기업 간 거래(B2B) 납품이 늘었습니다. 작년에 B2B 수주가 77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000억원을 넘길 전망입니다. 할인점이나 양판점 판매가 내수 부진으로 다소 고전하고 있는데 B2B에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수출도 하고 있습니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으로 아직은 미미한 편입니다. 앞으로 수출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것입니다. 연내 중국에 공기청정기를 수출하려고 합니다. 관련 인증도 이미 확보했습니다.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 수출도 늘리고 있습니다. 과거 식기세척기 등을 이란에 많이 팔았는데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있습니다. 올해 20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올해 전체 매출 목표는 얼마입니까.

“4600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작년에는 4000억원에 다소 못 미쳤습니다.”

▷기업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직원들의 자율성을 중시합니다. 관리하고 통제하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 중입니다. 직원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대표이사 결제와 회의를 확 줄인 게 대표적입니다. 대표 눈치 보느라 업무가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직원 개인의 실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실력 있는 직원들이 좋은 대우를 받도록 인사평가 시스템도 손 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부터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결과가 이달에 나올 예정입니다.”

▷직원들의 실력 향상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혁신은 내부에서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외부의 시각에서 내부를 바라봐야 합니다. 저는 팀별로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돈 주고 전문가에게 배우라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론 비용이 많이 드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훨씬 저렴합니다. 디자인도 필요하면 외부에 맡기고, 상품 기획도 통째로 전문 업체에 의뢰합니다. 심지어 개발도 외주를 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부 직원들의 실력도 함께 올라갑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