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국가 브랜드 전략과 문화 콘텐츠
지구촌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한류의 놀라운 힘을 느낀다. “일하는 내내 K팝을 듣는다”는 대만 택시 운전기사, 유창하게 K팝을 부르는 유럽 젊은이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손을 흔드는 중동 사람들. 그래선지 대통령 해외 순방 때는 한류 문화외교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한류의 인기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한국의 국가 브랜드 또한 상승했으리라고 예측하기 쉽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위상은 2015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인 데 비해 국가브랜드지수(NBI 기준)는 2014년 50개 국가 중 27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저평가된 국가 브랜드 파워는 수출을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간극을 어떻게 좁힐까.

해외 석학들은 국가 브랜드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영학의 구루’로 추앙받는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되며, 최후 승부처는 문화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 역시 “문화경쟁력이 국가 발전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필자 또한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 나라의 매력적인 문화와 콘텐츠가 진정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고 공감을 얻을 때, 비로소 문화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문화상품 수출은 2010년 이후 5년간 연평균 6.7% 성장했으며 2014년에는 역대 최고인 53억달러 수출을 이뤄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문화계의 각성을 촉발시켰다. 또 최근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중국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20억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인정받는 한류 문화콘텐츠. 이를 지혜롭게 활용해 대한민국 국가 이미지도 한 단계 높이고, 관광산업 발전도 꾀해 나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K팝으로 시작해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을 통해 국가브랜드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다.

이영 < 한국여성벤처협회장 kovwa@kovw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