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생글기자
(전남고 2년)
김정인 생글기자 (전남고 2년)
3월25일, 전남고등학교에서 KBS 도전! 골든벨 녹화가 있었다. 미리 선발된 100인의 학생들은 골든벨을 울리겠다는 각자의 포부를 품고 녹화에 임했다. 이날 전남고에서는 무엇보다 주체할 수 없는 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오답 퍼레이드와 재치 있는 인터뷰 답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어 시 ‘황무지’ 속 4월은 무슨 달이냐는 질문에 골든벨을 시청하는 달이라는 오답이 나왔고 김홍도의 ‘씨름도’에 나오는 엿장수가 파는 것은 와인이며,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힘든다고 하는 등 웃음을 유발하는 답변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씨름도’의 씨름 선수들의 시합 모습은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이고 옆에서 엿장수가 함을 파는 것이라는 답변, 어른들의 운동경기 구경에는 역시 술인데 관객들의 겉모습으로 보아 비싼 와인임에 틀림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의 대답은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또한 입, 귀, 겨

랑이, 항문에서 공통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문제에 털이라는 답변을 작성하고 MC와 인터뷰하는 2학년 임용주 학생의 모습은 SNS에서도 화제가 됐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준비한 전원 부활 축하 댄스 무대는 전원 부활의 기쁨을 더해 주었다.

전남고 학생들은 이처럼 재치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진지한 녹화장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홀로 양식업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가 그립다는 주성원 학생은 갑작스레 나타난 화면 속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눈가가 빨개졌다.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영상편지에서 부자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서울로 이사간 여자친구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3학년 이상엽 학생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문제 40번대에 도달했을 무렵, 3학년 문준현 학생만이 최후의 1인으로 남았다. 이 학생은 직접 찾아오신 부모님과 선생님들, 후배들과 친구들의 힘찬 응원을 받으며 골든벨에 도전해갔다. 하와이 어학연수의 기회가 주어지는 글로벌 코리아 문제에서 찬스를 통해 정답을 맞힌 문준현 학생은, 원하는 것을 말하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에 오늘은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보내달라고 대답했다. 이에 교장 선생님은 알겠다고 화답(?)하셨고, 학생들은 환호했다. 이후 문준현 학생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45번 문제에서 탈락했다. 비록 골든벨을 울리진 못했지만 남은 친구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던 전남고 학생들은 오늘만큼은 서로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활약으로 전남고는 방송 후 한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기도 했다.

김정인 생글기자(전남고 2년) 2956ji@naver.com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본 양날의 칼, 생명 공학

김 나 영   생글기자
(장평중 3년)
김 나 영 생글기자 (장평중 3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 유명세다운 작품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몇 세기 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는 사람들이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다섯 계급으로 나뉜다. 이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공장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낮은 계급의 사람들은 만들어질 때 수정란 상태에서 산소 공급을 제한해 일부러 지능을 떨어뜨리거나 키를 줄이며, 수십 명의 쌍둥이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거의 세뇌 수준의 교육을 받아 자신의 계급이나 삶에 대해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게 자라난다. 불손한 사상을 갖는 사람들은 섬으로 추방당한다. 개발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문명화되지 않은 지역에서 자라온 존은 그 세계 사람들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투쟁하지만, 결국엔 바뀔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스스로 불행해질 권리를 택한다.

이 소설을 보면서, 생명공학이 발달한 미래 사회는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이 1932년에 쓰여졌기 때문에 소설에 묘사된 모습이 현재의 기술보다 불편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 생명공학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물론 소설 속 사회 그대로 부모와 자녀라는 개념이 사라진 사회를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시기상조일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작해 원하는 대로 아기의 지능이나 외모를 정하는 기술은 그다지 먼 미래 이야기만은 아니다.

‘맞춤 아기’ 기술의 도덕성 논란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생명’을 조작한다는 것부터가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이 기술이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 수혜를 돈 많은 사람들부터 누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맞춤 아기 기술을 통해 좋은 유전자를 갖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타고난 나쁜 유전자를 갖는 상황이 지속되면 사회 계층 간 이동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이 다섯 계급으로 나뉘는 《멋진 신세계》 속 사회의 모습이 어쩌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은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사용한다면 유전적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생명 경시 풍조를 야기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자. 생명공학 기술을 상용화해 사람들의 유전자를 개선해 나갈지, 아니면 사람들 본래의 모습을 계속 존중하면서 살아갈지를 선택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의 몫이다.

김나영 생글기자(장평중 3년)kkim9272@naver.com


중국인들의 제주 관광…반짝 현상에 그치지 말아야

박인서  생글기자
(대구 효성중 3년)
박인서 생글기자 (대구 효성중 3년)
최근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제주도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율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는 제주도의 경제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인이 제주도를 특별하게 많이 찾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중국의 해안에는 제주도만 한 커다란 화산섬이 없다. 중국인은 제주도에서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형과 이에 따른 해양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화산섬이라는 특징 때문에 설립된 100개 정도의 박물관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중국은 땅이 넓어 한 관광지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제주도는 여러 관광 명소가 가까이 있어 이동 시간이 절약된다. 독특한 자연환경을 보전한 제주도의 매력에 중국인 관광객은 점점 늘고 있는데, 2010년 약 40만명에서 2015년에는 약 260만명으로 5년간 6.5배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에 힘입어 가전제품, 건강식품, 화장품 등 중국인이 선호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였고, 면세점시장은 최근 10년간 15.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각 기업들은 중문으로 된 포스터와 중국어 안내 방송을 제작하고, 직원에게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몇백만 명이라는 큰 숫자에 숨겨진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의 관광은 제주도 상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여행사를 이용하여 자국의 비행기로 제주도에 온다. 도착한 후에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숙박하고, 화교나 조선족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제주도를 여행한다. 제주도 대부분의 관광지 입장료가 무료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인들로부터 나온 관광 수입은 제주도민이 아닌 중국인들의 주머니로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초저가 제주 관광 상품도 문제이다. 제주도 3박4일 일정의 관광 상품이 30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제주도의 가치에 비해 값싸게 관광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제주 현지 여행사가 중국 여행사에 돈을 내고 중국인 관광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행사는 적자 상태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때문에 여행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인 관광객 재방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오늘날, 중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존재로 다가온다. 보다 품격 있고 선진화된 제주도 관광을 위해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여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을 통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한순간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박인서 생글기자(대구 효성중 3년)angellina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