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창업자들이 태국 방콕에 있는 코워킹플레이스(공동 업무공간) ‘허바(Hubba)’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지난 26일 창업자들이 태국 방콕에 있는 코워킹플레이스(공동 업무공간) ‘허바(Hubba)’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지난 26일 찾아간 태국 방콕의 코워킹플레이스(공동 업무공간) ‘허바(Hubba)’에는 창업자 2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네트워킹 공간인 이곳에선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업자 간 협업이 이뤄졌다. 허바 관계자는 “태국에 단기 체류하면서 현지 사업 파트너를 찾는 외국인 비중이 전체의 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모바일 인프라의 발달로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창업과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태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0만명에 이른다. 이는 PC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2600만명)를 앞선 수치다. 태국 현지 언론인 테크소스에 따르면 투자를 유치한 현지 스타트업은 2012년 3개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 기준 71개까지 늘어났다. 스타트업에 조성된 펀딩 규모도 2012년 210만달러에서 올 4월까지 누적 1억800만달러로 5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설립된 허바는 방콕에서 ‘허바-투’ ‘디스커버리 허바’ 등 세 곳의 스타트업 협업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월 정액제 회원제로 운영된다. 법률 및 투자 자문도 구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허바를 거쳐 창업한 스타트업은 1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자 등 인력을 정보기술(IT) 기업에 소개하고 있는 스타트업 ‘쿠퍼’를 운영하고 있는 타나곤 보리분파니치키트 씨는 지난달부터 허바에서 업무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협업 공간에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나누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도와주기도 한다”며 “태국에서 모바일 앱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매우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바에 입주한 스타트업인 스토리로그의 키라티 수티다이차나이 공동대표는 “2년 전 아이디어만 갖고 허바에서 일하며 현재의 공동 창업자를 만났다”며 “다른 사람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에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스토리로그의 월간 이용자수(MAU)는 20만명에 달한다. 라인, 카카오톡 등 한국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그는 운영 중인 블로그 플랫폼인 스토리로그를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브런치’와 비슷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스토리로그는 현재까지 6000명이 게시글 2만5000개를 올렸다.

방콕=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