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유럽서 5개월 판매실적이 국내 3∼4월 판매의 66% 수준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세단 SM6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함박 웃음을 짓는 것과 대조적으로 SM6의 '쌍둥이차'인 르노그룹의 탈리스만은 유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르노삼성 SM6는 내수시장에서 6천751대를 판매해 전체 차종별 판매 순위 8위에 오르며 경쟁차인 현대차 쏘나타를 바짝 추격했다.

출시 첫 달에 '화려한 신고식'을 올린 것이다.

SM6는 4월에도 5천195대가 판매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르노삼성 측은 SM6의 누적계약 대수가 이달 초 2만7천대를 넘기는 등 초기 소비자 반응이 뜨거운 까닭에 활짝 웃음 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차가 태어난 고향인 유럽시장에서는 판매가 신통치 않아 우리나라와 소비자 반응 측면에서 대조를 이룬다.

SM6는 르노삼성이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탈리스만의 한국형 중형 세단이다.

르노그룹 IR사이트를 보면 탈리스만은 유럽 시장에서 출시 첫달인 지난해 9월 18대가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 12월에는 1천172대가 팔려 작년에 총 1천869대를 판매했다.

올해들어서는 1월에 1천55대, 2월 1천347대를 기록하다 출시 7개월여만인 지난 3월에 2천319대가 판매돼 월간 판매 2천대 고지를 밟았지만 다시 4월에 1천954대가 팔렸다.

특히 탈리스만의 작년 12월 이후 5개월간 누적 판매 실적은 국내 3∼4월 SM6 판매대수의 66% 수준에 불과하다.

탈리스만은 월간 자동차 산업 수요가 100만대 전후인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둔 르노자동차가 제작해 판매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판매 부진이 더 크게 느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르노가 유럽시장에서 월평균 10만대 이상을 판매한 점을 감안할 때 탈리스만의 판매 실적이 초라한 것은 사실이다.

탈리스만이 속한 유럽의 중형차 D세그먼트에는 현대차의 i40가 속해 있다.

출시 5년을 넘긴 i40는 지난해 월평균 2천대가 팔렸으며 올해 들어서는 1월에 1천637대, 2월에 1천19대, 3월에 2천440대, 4월에 2천43대가 판매됐다.

탈리스만의 본격 판매가 시작된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탈리스만은 유럽에서 총 7천847대가 판매됐으며 같은 기간 i40는 1천500여대가 더 많은 9천389대가 팔렸다.

이처럼 국내의 SM6와 유럽의 탈리스만이 판매에서 희비가 엇갈린 것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가별 소비자 취향과 마케팅의 차이 등을 이유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탈리스만은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라는 의미로 한국 시장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됐는데 르노의 유럽시장에서만큼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같다"며 "국내에서 SM6 판매 돌풍이 일고 있어 르노그룹으로서는 탈리스만이 수출전략형 모델로 자리잡게 될 처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