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1면 키워드 빅데이터로 분석했더니…
지난 1년간 한국경제신문 A1면 제목에 가장 많이 언급된 국가는 중국,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 기업은 삼성이었다.

한경닷컴 뉴스랩의 실험적 뉴스 브랜드인 뉴스래빗이 지난해 5월5일부터 이달 3일까지 1년 동안 한국경제신문 A1면에 실린 기사 1540건의 제목(1만3350개 단어)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중국’은 1년간 1면 제목에 총 81회 등장했다. 지난 12개월 중 두 달만 빼고, 1면 언급 국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산업이 한국 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자주 비중 있게 다뤘다.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 국면을 분석하고, 한국 대표 수출산업군에 중국발(發)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2위는 제로(0) 기준금리에서 7년 만에 탈출한 미국(47회), 3위는 ‘구로다 쇼크’로 시장 실망감을 키운 일본(35회)이었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 및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14회 언급됐다.

한국경제신문 1면 키워드 빅데이터로 분석했더니…
최다 등장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60회)이었다. 경제정책 및 도입 배경 기사에 박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발언 등이 자주 실렸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8회)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7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6회), 최태원 SK그룹 회장(5회),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4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회) 순이었다.

기업 언급 1위는 ‘삼성’이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계열기업을 총 83회 언급했다. 지난해 8월, 11월 등을 제외한 아홉 달 동안 매월 가장 많이 1면 제목에 등장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 지난해 7월(15회)과 사장·임원 승진 인사가 난 지난해 12월(11회)에는 평균 횟수의 두 배가량 언급됐다.

2위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범(汎)현대가(家) 기업을 포괄하는 현대(35회)였다.

조선업 불황 여파로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된 지난달에는 10회 1면 제목에 등장했다. LG와 롯데는 각각 18회로 공동 3위였고 SK(9회)가 5위, 구글·한미약품(6회) 공동 6위, 카카오·쿠팡(4회) 공동 8위, 한진해운(3회)이 9위였다. 아모레퍼시픽, 코오롱, KEB하나은행, 폭스바겐, 마이크로소프트, KB금융, KT, 마이크론이 각각 2회 언급됐다. 한 해 동안 1면 기사 제목에 2회 이상 등장한 기업은 모두 18곳이다.

신문의 1면 기사는 신문의 얼굴이다. 그날 가장 뜨거운 정치·경제·사회 이슈 가운데 가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기사만 실린다. 그중에서도 1면 제목들은 기사 주제를 가장 함축한 정수(essence)다. 1면 제목 키워드 경향성 분석을 통해 지난 한 해 한국경제신문이 가장 주목한 보도적 가치를 조명하고, 독자는 지난 1년간 주요 경제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

한경 A1면에는 하루 4~5건의 기사가 실린다. 지난해 5월5일부터 이달 3일까지 1년간 한경 1면에 실린 기사 수는 1540건. 제목에 쓰인 단어는 모두 1만3350개였다. 이 중 조사, 문장부호, 숫자 등은 걸러낸 뒤 월 2회 이상 등장한 2857개 키워드를 추렸다.

뉴스래빗은 일단 오픈소스로 공개된 형태소 분석기 ‘KoNLPy’를 활용해 1년치 1면 기사 데이터를 형태소 단위로 쪼갰다. 연 1회 등장한 키워드는 반복주목을 받지 못한 이슈로 간주, 분석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 단어들을 다시 기업 국가 정당 인물 등 4대 항목으로 분류한 뒤 월별 빈도를 따졌다. 지난 1년간 한경 1면 제목에 가장 많이 언급된 국가는 중국(81회),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60회), 기업은 삼성(83회), 정당은 새누리당(11회)이었다.

4대 키워드를 포함해 1면 기사에 2회 이상 등장한 모든 단어는 월별 단어구름(word cloud)으로 표현했다. 지난해 6월 전국을 바이러스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해 7월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 ‘엘리엇’, 그해 12월 미국 금리인상 우려를 반영한 ‘금리’, 올 3월 이세돌 바둑 9단과 대결을 펼친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 지난 4월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다룬 ‘총선’ 등이 주요 키워드였다. 월별 단어구름을 보면 지난 1년의 주요 경제정책, 사건사고 등 이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뉴스래빗은 분석 보고서를 공유 프로그램인 슬라이드 셰어로 일반에 공개했다. 독자가 느낀 분석 시사점은 뉴스래빗 페이스북에 댓글(www.facebook.com/newslabit)로 남길 수 있다. 1면 제목 분석 보고서와 관련 기사는 한경닷컴(www.hankyung.com)에서 볼 수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