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 방송광고 2016] "클럽 입장료로 사는 종목은?"…강렬한 카피로 눈길 끈 '뱅키스'
30대 초반 사원들에게 증권 투자를 권하면 과연 움직임이 있을까. 경제 불황에 먹고살기도 바쁘다. 어떤 분야의 산업도 활성화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아마 30대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국민에게 해당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뱅키스 광고로 눈에 확 들어오는 전략을 사용했다.

“투자는 가까운 곳에 있다. 지금 클럽 입장료로 살 수 있는 종목은? 서른 살의 플랜 B. 뱅키스.” 짧은 카피로도 많은 의미를 순간적으로 유추할 수 있도록 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광고를 보고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전반적으로 초록색을 사용해 색상에 통일감을 줬다. 해시 태그(#남자, #서른)를 활용해 젊은이들의 감각을 잘 살렸다.

목표 대상에 대한 선언적 활용도 눈에 들어온다. 불과 얼마 전까지 수많은 사람을 TV 앞에 꼼짝없이 묶어뒀던 ‘응답하라 1988’의 최종회는 최고 시청률 18.03%를 기록해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뱅키스’ 광고에선 극 중 ‘동룡’ 역을 맡은 이동휘가 메인 모델로 나온다. 별명이 ‘도롱뇽’이었던 그는 히어로가 아닌 조역으로, 묵묵히 친구들 사이에서 제 역할을 해 큰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다.

평범한 우리 일반인에게 그의 선택과 행동은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모델 선정이 적절해 보이는 이유다. 필자 같은 평범한 일반인은 주인공급의 히어로 캐릭터가 멋진 슈트를 꽉 끼게 입고 나와 모든 것이 가능한 것처럼 화면을 척척 넘기고, 마지막에 멋지게 동전을 휙 던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보기에 홀쭉하게 마르고 참 없어 보이지만 ‘쪼맨한’ 휴대폰으로 주식이 오른 것을 보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훨씬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포기해야 할 것이 많아 3포, 5포, 7포, 9포를 넘어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서른 살의 플랜 B’는 조그만 희망의 시그널이다. 이런 B플랜에 눈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마음 아프기도 하다. 이 광고가 왜 서른 살의 남자에게만 소구하고 있는지는 기획자가 아니라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조금 더 넓은 목표 대상을 설정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20대 후반, 직장에 막 입사한 청년이나 젊은 대학생들도 요즘에는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정규직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주식에 일찍 입문하는 청년이 꽤 많다는 것이다. 해시 태그를 떼고 ‘투자가 쉽다. 손안의 주식투자’라고 접근했다면 많은 청년의 관심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목표 대상이 넓다, 혹은 좁다’라는 관심을 받게 된 것만으로도 이 광고가 이미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시리즈 광고인 ‘지금 커피값으로 살 수 있는 주식은?’ 편에서는 ‘웃는 여자는 다 이뻐’라는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전체적인 광고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또 다른 시리즈인 ‘지금 치맥값으로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주식은?’ 편에서 ‘엄마’를 외치는 주인공이 ‘엄마 치킨집’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재미있다. 클럽편이 이 시리즈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데, ‘서른 살의 플랜 B’라는 압도적인 카피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주식투자가 작은 돈으로도 가능하다’는 인상을 남기는 데도 적절했다. 이 세 편의 시리즈 이후 30대 초반의 신규 뱅키스 이용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다. 과연 이 광고가 어려운 경제상황을 뚫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까 알고 싶다.

강두필 <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