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바른 경제, 더 큰 나라
이번 주는 ‘제28회 중소기업주간’이다. 중소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중소기업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1989년부터 매년 5월 셋째주를 중소기업주간으로 정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관련해 ‘9988’이란 말이 있다. 국내 전체 사업체의 99.1%, 직원 수 87.7%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가리켜 나온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직접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 비중이 대기업은 98%, 중소기업은 2%뿐이다. 수출 비중도 대기업이 61.6%, 중소·중견기업은 38.4%에 불과하다. 근로자 임금의 경우 대기업은 월평균 444만원, 중소기업은 276만원이다.

이 같은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최근 대기업들의 성장 정체 추세와 맞물려 다양한 경고 신호를 마주하고 있다. 1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대기업 중 한계기업 비율이 2009년 6.6%에서 2014년 10.8%로 높아졌다. 청년실업률은 2008년 7.2%에서 지난해 9.2%로 상승했다. 이런 불균형과 불안정성은 곧 사회 문제로 이어졌다. 사회 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위, 국민 행복지수는 27위다.

이젠 ‘바른 시장경제’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른 경제’란 기업의 성장이 고용창출과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가 아닐까.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에 좀 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중소기업에 친화적인 금융환경이 만들어지고, 중소기업부 설치와 같은 일들이 진행된다면 보다 많은 성장성 있는 중소기업들이 육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취지를 살려 15개의 중소기업 벤처 관련 협회, 단체들이 뭉쳐 중소기업주간을 공동 주최하게 된 점은 환영할 일이다. 또 서울시 부산시 등 13개 지방자치단체도 처음으로 이번 행사를 후원하기에 더욱 뜻깊다.

올해 중소기업주간 슬로건은 ‘바른 경제, 더 큰 나라’다.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국가적 자원의 합리적 배분으로 기업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국민소득 증대를 이룩하고, 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미래 성장력이 확보된 비전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굳은 실천 의지를 담고 있다. 의지가 현실이 되는 그날을 함께 꿈꾼다.

이영 < 한국여성벤처협회장 kovwa@kovw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