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이 겉으로 떠들썩하게 떠들어댐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우리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한다. 방송가에서도 이러한 경우는 흔하다. 유명 출연진을 내세워 방송 전 제작발표회 혹은 인터뷰를 통해 이슈 몰이에 나서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혹평 속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특별한 홍보 없이, 오직 콘텐츠 자체만으로 시청자들 사이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충성도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 있다. O tvN `예림이네 만물트럭`이 그 좋은 예다. `예림이네 만물트럭`은 `예능 대부` 이경규가 주축이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프로그램에 그의 이름을 내거는 대신 `가족`의 의미를 부각했다.이경규와 그의 딸, 유재환이 인적 드문 오지마을을 찾아 물건도 팔고 어르신들 말동무도 되어준다는 취지가 훈훈하다. 오히려 너무 착한 예능 탓 방송 초기, 쏠리는 관심이 적어 안타까울 정도였다.회차가 거듭되면서 이경규·이예림·유재환의 물오른 3색 케미와 ‘만물트럭’이 주는 감동이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애초 8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은 12회로 늘었고, 이후 끊임 없이 이어진 시청자 성원 덕 또 한 번 연장이 결정됐다.이 때문에 지난 11일 방송된 ‘예림이네 만물트럭’은 그간 발자취를 돌아보는 스페셜 영상으로 꾸며졌다. 이날 이예림을 찾은 유재환은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회상하며 알콩달콩한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들이 회상한 때는 `만물트럭` 첫 목적지인 경북 안동 오지마을 복수천. 이곳에서 이경규와 이예림, 유재환은 시멘트와 쥐끈끈이를 배달했던 터다. 유재환은 “그날이 만물트럭 하면서 가장 많이 맞은 날”이라는 기억을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이예림이 직접 이경규의 머리를 염색해주던 장면과 부녀가 흐드러지게 핀 벚꽃 아래서 셀카를 찍는 모습도 공개됐다. 딸에게 염색시술을 받던 이경규는 “예림이가 내 머리에 손 대는 게 처음”이라며 감격했다. 만물트럭은 복수천부터 충북 단양의 별천리, 남원 곡성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초반에는 팔아야 할 물건의 가격을 몰라 도리어 손님에게 물어보기도 했고, 험한 흙길에 바퀴가 빠지는 참사도 겪었다.처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이경규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빠른 눈치로 사랑 받는 유재환과 `오지마을 공식 손녀딸`이 된 이예림의 활약 역시 만물트럭을 이끈 힘이었다.물론 이경규의 공이 가장 크다. 그 어떤 오지마을을 간다 한들 이경규는 남녀노소가 다 아는 `전국구 스타`다. 자식들조차 보기 힘든 오지에 그가 와준 사실만으로 어르신들은 기뻐했다. 여기에 친근에게 스며드는 이경규식 유머와 그의 `츤데레` 매력이 곁들여지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최근 `만물트럭`에는 색다른 변화도 생겼는데 바로 게스트의 등장이다. 비스트 손동운, 슈퍼주니어 강인, 개그맨 이윤석이 앞서 10회와 11회 각각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값진 봉사를 하고 떠났다. 좀 더 폭 넓은 시청자 층이 프로그램에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이 됐다는 평가다. 웃음은 계속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방송 재개되는 ‘예림이네 만물트럭’ 13회 네 번째 게스트로 박명수가 예고 됐다. 박명수는 얼마 전 종영한 KBS2 ‘나를 돌아봐’에서 이경규와 특급 케미를 선보인 바 있다. 웃음과 시청률이 비례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그 보다 값진 가치가 있다. `요란한 빈 수레`가 아닌 속이 꽉 찬 `예림이네 만물트럭`은 그렇게 묵묵히 달려왔다.
온라인정보팀 유병철기자 ybc@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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