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손의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시내 면세점 매출이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나온 뒤 유커(중국인 관광객)사이에서 제이에스티나 제품 인기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11일 주얼리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신라면세점 제이에스티나 매출은 1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드라마 방영 이전 월평균 매출(3억~4억원)에 비해 네 배 가량 증가하며 스와로브스키 매출을 훌쩍 넘어섰다. 신라면세점 스와로브스키의 월평균 매출은 7억~8억원 정도다. 롯데면세점에서도 제이에스티나 판매도 크게 늘았다. 지난 달 롯데면세점 제이에스티나 매출은 약 15억원에 달하며 스와로브스키(약 17억원)를 바짝 따라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에스티나는 국내(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 기준) 1위 패션 주얼리업체다. 하지만 면세점에선 스와로브스키가 독보적 1위였다. 해외 관광객 사이에서 스와로브스키 인지도가 훨씬 높아서다. 하지만 제이에스티나가 태양의 후예에 나온 후 판도가 바뀌었다. 현재 일부 면세점에서는 재고가 바닥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제이에스티나는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한류 스타 가운데 한 명인 송혜교를 모델로 썼다. 작년엔 송씨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제작을 후원하고, 드라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제품을 개발했다. ‘헬리오’라는 이름을 붙인 귀걸이와 목걸이다. 드라마에는 주인공 유시진(송중기 분)이 강모연(송혜교 분)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제품의 인기는 주가도 끌어올렸다. 2월 중순 8000원 밑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1만3000원대로 올라섰다. 제이에스티나 주얼리 제품이 인기를 끌자 로만손은 1988년부터 써온 사명을 제이에스티나로 바꾸기로 했다. 오는 5월31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변경한다. 김기문 로만손 회장은 “사명을 로만손에서 제이에스티나로 바꾸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