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중 한 곳인 시카고 연방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가 향후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기다려 봐야”한다는 입장으로 다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연방은행과 미국 경제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에번스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금융업계 종사자 간담회에서 “경제성 장과 노동시장 호조를 이어가고 임금이 더 오르게 하려면 기다려 보는(wait and see) 형태의 통화정책 대응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에번스 총재의 이런 언급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이끌었던 고용시장도 최근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일 발표된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은 16만개에 그치며 20만개가량이었던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두드러지게 밑돌았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의 6월 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에번스 총재는 지난 3월22일 시카고 연설에서도 ‘기다려 보는’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언급했지만, 같은 달 31일 퀴니피액대 강연에서는 “올해 두 번의 (금리) 인상이 내가 판단하기에 적절한 통화정책”이라고 밝혔다.

이날 런던 강연에서 에번스 총재는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목표치 2%를 웃돌더라도 용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는 “2%로의 물가 상승을 확실히 하기 위해 아주 약간의 목표치 상회(overshooting)는 적합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Fed의 주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3∼1.4%에 머물다가 올해 1월과 2월에 1.7%로 올랐지만, 3월에는 1.6%로 다시 낮아졌다.

최근 핵심 PCE 물가지수 상승률을 비롯해 몇몇 물가지표들이 1.5∼2% 범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1분기 잠정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이 0.5%로 저조하면서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성장 촉진을 위해 Fed가 물가 목표치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Fed 관계자들은 실용적이지 못한 방법이라며 이런 의견에 거부감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