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른바 그랜저 알리기 방법으로 '세대'별 제품 부각을 선택했다. 그랜저 1세대 등장시점이 1986년이고, 이후 30년이 흐르면서 국내 주력세단으로 자리했다는 점에서 세대 간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응답하라 그랜저', 세대별 집중…왜?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 1세대는 1986년 등장했다. 이른바 '각(角)' 그랜저로 불리며 당시에는 국산 최고급 세단으로 각광받았다. 2.0ℓ, 2.4ℓ, V6 3.0ℓ 가솔린 엔진으로 고급차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했다.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차로, 일본에선 데보네어로 판매했다. 그랜저는 인기가 높았던 만큼 현대차의 제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았다.

현대차 '응답하라 그랜저', 세대별 집중…왜?

현대차는 1992년 2세대 그랜저(LX)를 내놨다. 국내 최초로 운전석 에어백과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을 적용했고, 고급 택시를 겨냥해 LPG 엔진도 선보였다. 또 전동식 사이드미러와 글라스 안테나를 마련, 고급차 면모를 강조했다. 국내에 고급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였다는 점에서 엔진도 2.4ℓ 및 V6 3.0ℓ LPG와 함께 2.0ℓ, 2.4ℓ, V6 2.5ℓ, V6 3.0ℓ, V6 3.5ℓ 등으로 다양화했다. 변속기는 자동 4단이었다. 주력이었던 2.0ℓ 차종의 효율은 당시 기준 9.5㎞/ℓ에 달했다.

현대차 '응답하라 그랜저', 세대별 집중…왜?

'XG'로 불렀던 3세대 그랜저는 1998년 탄생했다. 현대차가 자체 플랫폼을 활용, 개발했다. 엔진은 V6 2.0ℓ, 2.5ℓ 3.0ℓ를 얹었다. V6 2.7ℓ LPG 엔진도 마련해 모범택시와 장애인 수요 등에 활용했다. 초기에 세로형 리어 램프로 내놨다가 2002년 출시한 부분변경부터 가로형으로 했다가 시장 반응에 따라 다시 세로형으로 바꾸기도 했다.

현대차 '응답하라 그랜저', 세대별 집중…왜?

4세대인 TG는 2005년 선보였다. 품격보다 역동성으로 반 걸음을 옮겨 젊은 층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에는 '아제라'로 수출했으며,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한 시기에 출시해 초기 엠블럼을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엔진은 2.4ℓ, V6 2.7ℓ, V6 3.3ℓ, V6 3.8ℓ를 장착했다. V6 2.7ℓ LPG는 액상분사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앞뒤 램프를 변경한 '더 럭셔리 그랜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 '응답하라 그랜저', 세대별 집중…왜?

현재 판매하는 HG는 2011년 시판한 5세대다. 운전석 무릎을 포함한 9개의 에어백을 적용했다. 엔진 효율을 높인 만큼 연료탱크 용량을 5.0ℓ 줄여 무게부담을 덜어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컨트롤과 주차보조 시스템도 적용했다. 2013년 12월에는 국내 준대형차 최초로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을 탑재하고, 2014년에는 2.2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이로써 2.2ℓ 디젤과 2.4ℓ 및 3.0ℓ 가솔린, 2.4ℓ 하이브리드, 3.0ℓ LPG 등의 엔진 라인업을 완성했다.

현대차가 그랜저 세대별 마케팅에 주력하는 건 이 차의 역사가 올해로 30년을 맞아서다. 이제 국내에서도 점차 제품에 대한 해리티지(Heritage) 인식이 확산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역사 마케팅'을 들고 나온 것. 8인치 내비게이션, 앞좌석 통풍시트, 액튠 프리미엄 사운드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의품목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확대한 것도 해리티지 기반의 상품성 확대 측면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6세대 출시를 앞두고 그랜저의 과거를 돌아보자는 차원에서 해리티지를 강조하고 있다"며 "아반떼-쏘나타-그랜저의 제품 역사가 곧 한국 산업화의 발자취"라고 강조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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