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카드·증권·보험이 '실적 효자'…리스크 줄여 자산건전성 강화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높은 밸류에이션(실제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세 가지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각되는 탄탄한 기본기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업계에서 ‘기본을 잘하는 회사’라는 평을 얻고 있다. 그 이유로는 우선 사업구조가 다른 은행보다 안정적인 점이 꼽힌다. 은행계 금융지주회사는 은행과 비은행의 이익 기여도를 가지고 사업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은행 부문 수익성이 다른 금융업종보다 높았고 규모의 경제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은행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바뀌고 있다.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구조로 본격 진입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런 국면에서는 은행의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야 양호한 사업구조를 가졌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가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42%로 다른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 부문 중에서는 신용카드가 가장 높고 증권이 그다음이다.

사업구조가 다변화될 수 있었던 것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증권, 은행, 신용카드를 M&A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해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도를 높일 수 있었다.

둘째로 실적이 안정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사업구조의 다변화는 실적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은행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은행업 호황기에 실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기업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상황에서는 은행 실적이 부진했지만 비은행 부문 상황이 나쁘지 않아 전체 그룹 실적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을 보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서 신한카드가 많은 수익을 내면서 전체 그룹의 순이자마진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일회성 손실로 실적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는 경우에는 보유 유가증권 매각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셋째로 리스크 관리가 잘되고 있다. 자산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다. 2015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로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회사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충당금전입률도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 다른 은행들의 대손율도 하락하고 있지만 신한금융은 이 비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리스크 관리능력은 실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과거 국내 대기업 부실이 생겼을 때 신한금융의 손실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점이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양날의 검’ 신용카드

물론 신한금융에도 약점은 있다.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중에서 신용카드 부문의 기여도가 너무 높다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최근 신용카드 수수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신용카드사의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2016년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를 제외한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여야 하지만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 다만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서는 등 시장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따져보면 규모가 작은 카드사에 비해 수익 감소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over Story] 카드·증권·보험이 '실적 효자'…리스크 줄여 자산건전성 강화
또 다른 약점이라고 한다면 현재 상황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 지표가 양호한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이를 더욱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신한금융의 2015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7%와 7.9%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 금융지주회사,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순이자마진을 개선하거나 대손율을 현재 수준보다 더 낮춰야 한다. 하지만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고 경제 전망이 낙관적인 상황이 아닌 점을 고려할 때 순이자마진이 오르거나 대손율이 추가 하락하는 것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기업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준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단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yonguk.ku@dwsec.com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