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낸 한국GM이 연구개발(R&D)에는 600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 노동조합은 한국GM이 미국GM 본사와 공동으로 R&D를 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R&D에 6498억원을 지출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가운데 현대자동차(2조525억원), 기아자동차(1조5363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쌍용자동차(1659억원), 르노삼성자동차(1491억원)의 네 배를 넘는다.

한국GM은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매년 R&D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이 회사 순손실은 2014년 353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9868억원까지 확대됐다. 3년간 누적 적자가 1조2149억원에 달한다. 3년간 R&D 누적 투자는 1조8082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GM이 투자 규모에 비해 신차 출시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신차 개발에 4000억원, 완전 변경에 2000억~3000억원가량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GM의 지난 3년간 R&D 투자액은 신차와 완전 변경 모델을 6~7종 내놓을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한국GM이 최근 3년간 내놓은 신차는 트랙스(2013년 2월), 스파크 전기차(2013년 8월), 2세대 스파크(지난해 8월) 등 3종이다.

반면 쌍용차는 작년 1월 티볼리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Y400(프로젝트명)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 3~4년간 매년 신차 1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국GM 노조는 회사가 GM 본사와 공동으로 신차를 개발할 때 실적에 비해 과도한 투자 부담을 지고 있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R&D 지출은 대부분 국내에서 투자한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신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