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김인영 교수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김인영 교수
4·13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해 많은 국민이 투표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얼마나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있을까? 정규재 뉴스에서 이런 의문에 답한다.

정규재 뉴스에는 전문가들이 강의하는 ‘극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중 김인영 한림대 교수의 ‘민주주의 이야기’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알려준다. 김 교수는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이 19세기 말 일본인의 번역을 통해 들어왔다”며 “주의(主義)라는 말은 영어로 ‘-ism’이라는 접미사를 가지지만 민주주의에는 없으므로 이를 이념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을 가진 제도’이기 때문에 이념보다는 하나의 정치 제도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경 미디어 뉴스룸-정규재 뉴스] 민주주의,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고(考)하다
동양과 서양의 민주주의 뜻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중국의 ‘민주’는 백성의 주인, 황제나 관료를 의미하는 데 비해 서양에서는 시민 또는 국민이 주인이며 ‘백성이 스스로를 다스린다’는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백성이 스스로 다스리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한다면 그 방식은 어떤 게 좋을까? 대다수는 순수 민주주의로 ‘직접 민주주의’를 꼽는다. 정규재 뉴스 2012년 3월7일 ‘제비뽑기 민주주의’에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라는 직접 민주주의를 설명했다. 직접 민주주의에 가까운 형태를 구현한 곳은 그리스다. 그리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직접 정치인을 선출하고 의사를 표시하며 정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규재 주필은 “그리스 민주주의는 표결에 의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제비뽑기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N분의 1을 정확히 표현하는 복불복 정치”라는 것이다. 그리스의 의결권 참여는 생업에 종사하지 않는 10%의 인구에게만 허용됐다. 재판의 배심원은 500명 정도였는데 이들은 복불복 방식으로 선정됐다. 정 주필은 “선거권자, 피선거권자가 되는 필연적 가능성도 없애야 하는 것이 그리스 민주주의”라며 “심지어 전쟁 지휘관을 뽑을 때도 매일 지휘관을 바꿔 전쟁 영웅이 나오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백성이 스스로 다스린다’는 민주주의의 문제점은 ‘평등’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평등은 ‘정치적 평등’을 의미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해 ‘경제적 평등’이나 ‘결과적 평등’까지 요구하고 있다. 2012년 2월21일에 방송된 ‘마르크스의 제자들과 민주주의 4.0’에서는 한스 헤르만 호페의 저서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를 다뤘다. 호페는 ‘평등해질수록 조그만 불평등도 견디지 못하게 된다’면서 민주주의의 맹목적인 평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다수의 ‘가지지 못한 자’가 소수의 ‘가진 자’를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부를 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 주필은 “약탈이 민주주의라는 탈을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3년 8월19일에 방송된 ‘제노사이드와 민주주의’에서는 제노사이드(대량학살범죄)가 민주주의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정 주필은 “민주주의는 주권자 간의 협상과 토론을 통해 컨센서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 상대방을 민주주의의 방해물이라고 규정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여기서 하나의 권력을 장악하려고 하는 구성원들의 집단적 권력의지가 상대방 집단에 대한 테러, 제노사이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시도된 모든 다른 형태의 정치 체제를 제외한다면 최악의 정치 체제다”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처럼 우리는 최악을 면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역설적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규재 뉴스를 통해 쌓은 지식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김형진 정규재 뉴스 PD starhaw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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