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산지가격 26.7%↓·소비자가격 7.3%↓

계란 산지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급락했는데 소비자 가격은 산지 가격이 내려가기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가 발간한 NH 축경포커스에 실린 '최근 계란가격 하락요인과 수급안정 대책' 보고서를 보면 올해 2월 특란 10개 기준 계란 산지가격은 939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8% 하락했다.

이는 2014년 계란 10개 생산비(1천64원)와 경영비(1천6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계란 산지 가격은 최근 2∼3년간 1천300원 안팎을 유지했으며, 1천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8월(966원)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계란 가격이 급락한 것은 생산 측면에서 규모화가 진전되고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급증해서다.

지난해 12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보다 6.2% 증가한 7천188만마리, 6개월령 이상 산란용 닭 마릿수는 5.9% 늘어난 5천337만마리였다.

또 5만마리 이상 사육하는 대규모 농가 비중이 2012년 24.9%에서 지난해 34.9% 늘어 계란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 됐다.

최근 6개월간 계란 10개 산지가격 추이를 보면 작년 9월 1천281원에서 지난 2월 939원으로 26.7%(342원) 떨어졌다.

그런데 이 기간 평균 소비자 가격은 1천967원에서 1천824원으로 7.3%(143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 마진율은 작년 9월 34.9%(686원)에서 올해 2월 48.5%(885원)로 13.6%포인트 올랐다.

산지 가격 하락 시 대형 유통업체가 이윤을 최대한 확보해 계란 소매 유통마진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농협은 분석했다.

농협은 "계란 산지와 소비지 간 가격 연동성이 낮아 가격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며 "급락한 산지 가격을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려면 소매 유통마진을 적정화해 소비를 확대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란 가격이 하락한 일차적인 요인은 생산 과잉이므로 수급 전망에 따라 생산자가 스스로 적정 생산을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농협은 강조했다.

아울러 계란 산지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 시 정부가 그 차액을 보전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도입해 농가 경영과 수급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