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핸드백 매장 40개로 늘려
신세계인터, 새 브랜드 개발 중
형지, 까스텔바쟉 핸드백 준비

잡화, 의류보다 불황에 강해
20~30대 명품보다 개성 중시
MCM 등은 중국시장 공략
토종 핸드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3대 패션업체인 삼성물산, LF,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그룹형지 등이 핸드백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4년 핸드백 사업에 뛰어든 한섬은 자사 브랜드 ‘덱케’의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섬 ‘덱케’ 핸드백

한섬 ‘덱케’ 핸드백

◆덱케 매장 올해 50% 이상 늘린다

패션업체 한섬은 현재 24개인 핸드백 브랜드 ‘덱케’ 매장을 올해 60% 이상 많은 4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 11일 아울렛(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이어 지난 26일 면세점(신라아이파크)에도 입점했다.

‘타임’ ‘마인’ ‘시스템’ 같은 고가 의류로 유명한 한섬은 여성복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2014년 핸드백 사업에 뛰어들었다. 윤현주 한섬 상무는 “본격적인 외형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 ‘K패션’을 대표하는 토종 잡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쿠론’ 핸드백을 만든 석정혜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사를 잡화사업 담당 상무로 영입, 내년 가을·겨울(F/W) 출시를 목표로 자체 핸드백 브랜드 개발에 들어갔다. 패션그룹형지는 유명 디자이너 홍승완 씨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영입해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쟉’의 이름을 붙인 핸드백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기존 ‘빈폴액세서리’에 이어 지난해 가방 브랜드 ‘라베노바’와 ‘일모’를 추가로 내놓고 잡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핸드백은 불황에 강하다”

토종 핸드백 '춘추전국시대'…삼성물산·LF·코오롱 '빅3' 이어 신세계인터·형지도 출사표

내로라하는 패션기업이 줄줄이 핸드백 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업계 전문가들은 핸드백이 일반 의류보다 ‘불황에 강한 상품’인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한다. 국내 패션시장이 연 1~3%대 저성장에 빠져 있지만 20~30대가 주도하는 잡화시장은 연 5~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주영 삼성물산 라베노바 팀장은 “소비침체 장기화에도 여성들의 액세서리 사랑은 식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해외 유명 브랜드 대신 개성 있는 디자인의 참신한 브랜드를 찾기 시작하면서 신흥 핸드백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핸드백 사업에 과감하게 진출해 ‘대박’을 터뜨린 몇몇 업체의 성공사례도 후발주자의 진입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인 쿠론을 통째로 인수한 이후 왕관 모양의 ‘스테파니 백’ 등 히트상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쿠론 매출은 2011년 12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730억원으로 4년 새 여섯 배 넘게 뛰었다. SK네트웍스가 2013년 선보인 ‘루즈앤라운지’는 지난해 4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고, 광고모델 전지현의 인기에 힘입어 단숨에 중국시장까지 진출했다.

삼성물산 ‘빈폴 액세서리’와 LF ‘닥스 액세서리’는 연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에 안착했다. 최근 빈폴 액세서리가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이색 가방을 출시했고, 쿠론은 온라인을 통해 색상과 무늬는 물론 다양한 장식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 제작 서비스를 시작했다.

◆MCM 등 기존 강자는 해외로

오랫동안 토종 핸드백 시장을 주름잡던 ‘MCM’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은 국내에서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중국인에게 큰 인기를 누리면서 사업의 중심 축이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격대는 합리적이면서 디자이너의 감성을 녹여낸 독특한 스타일의 핸드백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오랫동안 의류에만 주력하던 연매출 1조원대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섬 관계자는 “의류에 비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 잡화부문을 강화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며 “한류 열풍을 통해 내수시장 외에 중화권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높은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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