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티볼리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지난해 첫 제품인 가솔린에 이어 디젤, 4륜구동 그리고 롱보디 버전인 '에어'로 라인업을 늘린 것. 적재공간 확장을 통해 소형 SUV는 물론 준중형 SUV 수요까지 넘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런 의미에서 티볼리 에어는 단순히 제품 다양성 확보가 아닌 소형과 준중형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전략제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을 얹은 티볼리 에어 가운데 2륜구동차를 시승했다.

▲디자인
외관은 단순히 티볼리의 C필러만 부풀리지 않았다. 먼저 전면부는 범퍼 형상을 차별화했다. 바벨 모양의 흡기구를 적용, 기존 티볼리에서 지적받았던 첫 인상을 보완한 것.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선보인 XLV-에어 컨셉트의 이미지와 유사하다. 그러나 안개등은 티볼리와 공유한다.

측면부는 쌍용차가 티볼리 에어를 개발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리어 오버행을 늘리고 D필러를 만들면서 눈으로 보이는 무게 중심을 뒤쪽 윗부분으로 이동했다. 이로써 독일 D세그먼트의 주요 왜건과 비슷한 자세를 지니게 했다. 기존 티볼리가 역동적이었다면 티볼리 에어는 부피감이 와닿는다.

후면부는 테일 램프, 트렁크 패널, 범퍼 등의 형태를 일부 바꿨다. 특히 테일 램프는 날개를 연상시켜 차명과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반면 트렁크 중앙에 부착한 날개 형태의 새 엠블럼은 장난스런 느낌이 짙다.

실내는 티볼리 그대로다. 대시보드에 우레탄을 부분 적용했으며, 블랙 하이그로시를 비롯해 다양한 트림 구성도 유지했다. 계단식 기어레버는 가죽을 씌운 부츠 타입으로 마감하면 더 어울릴 것 같다. HDMI를 지원하는 AV시스템은 독특하다.

변화의 핵심인 적재공간 용량은 기존 티볼리(423ℓ)보다 1.7배 정도 늘어난 720ℓ다. 6대4 비율로 나뉘는 뒷좌석을 접으면 두 배인 1,440ℓ까지 늘어난다. 소형 SUV의 단점으로 꼽히던 작은 트렁크에 대한 쌍용차만의 해결책이다. 트렁크 바닥도 145㎜ 간격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220V 인버터, 12V 시거잭을 추가해 편의성도 높였다.

▲성능
티볼리보다 50㎏ 정도 몸무게가 늘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티볼리의 e-XDi16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한다. 시승 전 '성능이 부족하지 않을까?'란 예상은 기우에 불과했다. 속도를 꾸준히 올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디젤 엔진의 진동은 줄였지만 소음은 조금 큰 편이다. 디젤 소형 SUV란 점을 감안하면 이해되지만 소리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아쉬운 점으로 남을 수도 있다.

변속기는 아이신 6단 자동을 조합했다. 앞바퀴만 굴리는 티볼리 에어의 효율은 자동변속기 기준 복합 13.8㎞/ℓ다.

그런데 코너링에서의 쏠림에 대한 억제력은 충분치 않다. 토션 빔 방식의 서스펜션, 높아진 키, 무게중심 변화 때문이다. 물론 4륜구동과 멀티링크 서스펜션를 묶은 선택품목으로 보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총평
보이는 역동성은 줄었지만 달리는 역동성은 남아있다. 넘치진 않지만 적재공간만큼은 차급을 뛰어넘는다. 그런 의미에서 새 차는 티볼리 브랜드 내 미니의 클럽맨 같은 역할도 하게 된다.

쌍용차는 소비자편에서 티볼리 에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가격 대비 가치에서 자신있다는 뜻이다. 이는 계약 호조로 이어져 현실화되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 2일 사전계약 이후 20일동안 2,200여 대를 계약했다. 월 3,200대 이상 꾸준히 출고하는 티볼리와 함께 쌍끌이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판매가격은 1,949만~2,449만 원(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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