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순이익 1060억 '만개'할 듯…현대중공업·한진칼·SK케미칼 흑자전환 기대
지난달부터 올 1분기 실적 예상치의 하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실적 시즌 개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업황 분위기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로 돌아선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제약·기계·유틸리티 양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16개 종목(시가총액 84.7%)의 올 1분기 순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0.2% 증가한 21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까닭에 올해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하향 조정폭은 둔화됐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초까지 순이익 전망치가 9.4% 하향 조정되면서 기업들의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최근 순이익 컨센서스가 -8.9%로 반등했다”며 “낮아진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종과 함께 상장사의 이익 반등을 주도한 분야는 제약과 기계, 유틸리티업종 등이다. 제약업종에서는 한미약품의 실적 개선세가 가장 돋보였다. 한미약품의 1분기 영업이익,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1090억원, 106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21억원)과 순이익(162억원)보다 5064.5%, 554.4%씩 늘어난 규모다. 환인제약(38.09%)과 대원제약(31.60%), 일양약품(29.99%), 보령제약(26.61%) 등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녹십자와 유한양행도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10.2%, 8.5%로 양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계업종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31.93%, 26.66%씩 증가하고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틸리티업종 대표주인 한국전력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3조357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해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이 낮고 저유가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올 하반기부터 기저발전(원자력, 석탄)이 사상 최대 규모로 추가 가동될 예정”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홍은주 파트너는 편의점 점포 수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GS리테일과 사후면세점 수혜주로 꼽히는 엘아이에스를 추천했다. 홍 파트너는 “엘아이에스는 사후면세점의 복합매장을 포함해 8개 매장 준비가 완료됐다”며 “올해는 지난해(211억원) 대비 두 배가량 많은 4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진수 파트너는 반도체용 전자재료 및 2차전지용 전자재료 생산업체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 건설폐기물 사업에서 영업이익 급증이 예상되는 인선이엔티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흑자 전환 성공 종목은

한미약품 순이익 1060억 '만개'할 듯…현대중공업·한진칼·SK케미칼 흑자전환 기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종목의 상승 동력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대를 모으는 업종은 조선업종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종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939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1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던 현대중공업은 775억원, 5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한진중공업도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우조선해양은 433억원에서 361억원으로 영업적자가 축소되고 현대미포조선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50%(250억원), 39%(365억원)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업종 대장주 현대중공업에 대해 “올해 매출 44조3347억원, 영업이익 5513억원으로 연간으로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해양 수주잔액이 줄어들고 상선 건조량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과 한화케미칼, 풍산, 한진칼 등은 순이익 흑자 전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한진해운과 LG디스플레이처럼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종목도 있다. 한진해운의 영업손실 추정치 규모는 925억원, LG디스플레이는 1615억원에 이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