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여성의 체중, 혈당, 혈압이 출산한 아기의 체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 대학과 브리스톨 대학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이 출산한 여성 3만여 명의 유전자 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신여성의 비만, 고혈당, 고혈압 관련 변이유전자가 출산한 아이의 체중을 결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5일 보도했다.

비만과 고혈당 관련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출산한 아기는 표준체중을 초과하고 고혈압 관련 변이 유전자를 가진 여성은 표준체중에 미달하는 아기를 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을 이끈 엑시터 대학의 레이첼 프리시 박사는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전에 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관련 변이유전자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각각의 여성에게 '유전자 점수'(genetic score)를 부여하고 이를 출산한 아기의 체중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비만, 고혈당과 관련된 '유전자 점수'는 높을수록 태어난 아기의 체중이 커지고 고혈압 '유전자 점수'는 높을수록 출산한 아기의 체중은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임신여성의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 점수'가 표준점수를 1점 초과할 때마다 출산한 아기의 체중은 표준치에서 약 60g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실질적인 체중, 고혈당, 고혈압 수치보다 비만, 고혈당, 고혈압과 관련된 변이유전자가 출산한 아기의 체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프리시 박사는 설명했다.

비만, 고혈당, 고혈압은 식사습관 또는 생활습관(흡연, 운동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이와 관련된 유전자는 이러한 요인들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출생 체중이 많거나 적으면 나중 성인이 되었을 때 당뇨병 등 질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3월 15일 자)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