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59%' 수출기업'
총수출 -8% 급감 속 '선방'…대기업 11%·중소기업 6% 줄어

신시장 개척 '홀로서기'
대기업과 동반 진출 후에도 신제품 앞세워 판로 뚫어

펄펄 난 중견기업 의약품
기술 수출액 제외하고도 일본 수출 175%·미국 74% 늘어
< 한·중 기업인 수출 상담 >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종합대전’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 이틀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하이얼 등 중국 기업 230여개와 한국 중소·중견기업 900여개가 참가했다. 연합뉴스

< 한·중 기업인 수출 상담 >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종합대전’에서 양국 기업인들이 수출 상담을 하고 있다. 이틀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하이얼 등 중국 기업 230여개와 한국 중소·중견기업 900여개가 참가했다. 연합뉴스

한국의 전체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연 매출 1500억원 이상 중견기업들의 수출은 지난해 3.2% 증가했다. 전문분야에 집중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과다. 수출 중견기업의 숫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중견기업법이 제정된 2012년 1742개였던 수출 중견기업은 작년에 2271개로 30% 이상 늘었다. 외국인투자기업을 포함한 전체 중견기업(3846개)의 59%가 수출 중견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수출 한파' 극복한 중견기업] 부품·소재·의약품 미국·중국서 약진…중견기업만 수출 3.2% 늘어

대기업 진출로 새 판로 개척

제조 중견기업들이 수출을 늘린 품목은 선박과 휴대폰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소재부품과 고급 소비재에 집중돼 있다. 중견기업의 선박부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3.3% 늘었고, 휴대폰에 들어가는 집적회로반도체와 개별소자반도체도 10% 이상 증가했다. 자동차부품 수출도 4.9% 늘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중견기업의 부품 수출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출은 대기업 진출이 가장 활발한 중국에서 75.2% 늘었고, 휴대폰부품은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베트남 지역 수출이 34.9% 증가했다. 미국에선 항공기부품의 지난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7.9% 많아졌고, 타이어(17.8%) 자동차부품(6.8%)의 수출도 양호했다.

독자적인 해외 시장 개척 노력도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휴대폰부품 제조업체인 크루셜텍은 매출의 90%를 담당하던 블랙베리와 팬택의 매출이 줄어들자 베트남과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회사의 수출액은 2014년 340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7500만달러로 다섯 배가량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업체인 쎌바이오텍도 유럽 중심의 수출 판로를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각화해 수출액을 2014년 990만달러에서 지난해 1500만달러로 51% 늘렸다.

중견기업 집중된 의약품 호조

의약품은 중견기업들의 새로운 수출 효자 상품이 됐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수출 규모는 22억9187만달러로, 전년 대비 3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들이 생산한 의약품의 수출 증가율은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60.8%였다.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의 활약이 더 두드러졌다.

중견기업인 셀트리온이 지난해 2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제품은 지난해 유럽시장 점유율이 18%까지 올라서는 등 선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견기업 의약품의 대일본 수출은 1년 전보다 175.6% 급증했고, 대유럽 수출도 148.3% 불어났다. 대미 수출액도 73.5% 늘어났다.

여기에 통관 단계에서 집계되지 않는 의약품의 기술수출까지 더하면 중견기업들의 의약품 관련 수출액은 더 늘어난다. 예컨대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의 계약금으로만 5125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에도 7000억원 안팎의 기술수출 계약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견기업의 이 같은 지난해 수출 호조에 대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견기업들의 선전이) 한국 수출의 미래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 지정돼 보호받지 못하고, 대기업도 아닌 중견기업들이 살아남는 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재후/김희경/이현동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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