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멀티태스킹 할수록 생산성은 하락…SNS 줄이고 思考(사고) 위한 시간 늘려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1년에 두 차례씩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다. 휴대폰은 물론 인터넷 등 모든 외부 네트워크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올해 초 미국 서점가에 출간된 《딥 워크(deep work)》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기술(IT) 기기의 증가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모순을 다룬 책이다. 저자인 칼 뉴포트는 조지타운대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다. 2012년 나온 《남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해 져라》는 책으로 한국에도 꽤 알려져 있다. 그는 무슨(what) 일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how)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새로 나온 《딥 워크》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증가로 정보를 취합할 기기가 늘어났음에도 오히려 일을 하는 시간은 부족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딜레마를 다뤘다.

저자는 이 같은 역설적 상황의 원인으로 주의분산과 멀티태스킹 두 가지를 꼽았다. 하루에 20번 넘게 이메일을 확인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수시로 접속하면서 오히려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직원들이 하루 약 100개의 이메일에 답하면서 스스로는 최고의 생산성을 올리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정신적인 만족을 얻을 뿐 본질적인 업무의 성과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이 같은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이 책은 해법으로 일의 흐름을 방해하는 네트워크 접속 시간을 최소화하고 대신 창의적 사고를 위한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인 의지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며 작업 환경 차원에서 접근해 생산성과 네트워크 간 균형 찾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자는 딥 워크를 “주의가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고 인지 능력을 한계상황까지 끌어올려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상태”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타인이 모방할 수 없도록 기술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