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이나 동네 식당에서나 볼 수 있던 한식뷔페가 서양식 샐러드바(뷔페)를 제치고 국내 외식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크, 피자, 샐러드와 드레싱 등으로 대표되던 서양음식에 대한 궁금증이 사그라지고 제철·국산재료로 대변되는 '건강한 한식'의 이미지가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서양식 샐러드바 빕스와 한식뷔페 계절밥상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2013년 계절밥상을 3개 매장으로 시작한 후 현재 10배를 웃도는 34개로 늘렸다.

스테이크를 중심으로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요리를 선보이는 빕스는 같은 기간 매장이 2개 늘어 현재 92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93개)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매장 수는 하나 줄었다.

이랜드가 2014년 출범해 같은 해 매장을 20개로 늘린 한식뷔페 자연별곡은 현재 매장이 61개로 증가했지만 샐러드바 애슐리의 매장은 2014년 155개에서 현재 141개로 줄었다.

서양식 메뉴가 외식 시장에서 쇠퇴한 현상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

1990년대 중반 국내 시장에 진출해 한때 외식계의 최신 유행을 이끌던 아웃백, 티지아이, 마르세 등의 상표는 현재 국내시장에서 거의 모습을 감추거나 아예 사업을 접었다.

1997년 '스테이크 하우스'를 주제로 한국에 진출해 2002년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점포 수 1위에 올랐던 아웃백은 2014년 109개 매장을 정점으로 급격히 쇠락해 현재 80개 매장만을 유지하고 있다.

1991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티지아이는 현재 운영주체인 롯데그룹 계열 일부 백화점과 마트 등에서만 유지되고 있다.

반면 한식뷔페는 후발주자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신세계푸드는 2014년 10월 올반을 출범, 매장은 첫해에 2개에서 현재 13개로 늘어났다.

신세계푸드는 한식전문점 올반의 인기메뉴인 양념 갈비와 불고기 등을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만들어 지난달 홈쇼핑 시장에도 진출했다.

외식기업 아모제푸드는 지난달 서울 중구에 전국팔도의 대표 한식메뉴를 선보이는 정통 한식뷔페 솜씨를 개점했다.

서양식 뷔페가 한식 뷔페에 밀리게 된 주요 원인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 증가로 분석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기름지고 육식 중심인 서양식에 지친 고객들이 국산 제철 재료를 활용해 고급스럽게 만들어 낸 프랜차이즈형 한식뷔페에 대한 호감도가 크다"고 전했다.

서양식뷔페의 가격은 대부분 평일 점심 기준으로 2만원을 웃돌지만 한식뷔페는 비싸도 1만5천원 선을 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올반 관계자는 "건강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에 더해 한식뷔페는 높은 연령대의 고객도 끌어안을 수 있어 경기 침체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