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환원 이후 국산차와 수입차 전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른바 개점 휴업인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그래도 내방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4분기 신차에 붙는 개별소비세율을 30% 인하했다. 이에 힘입어 내수 시장은 활기를 보이며 월 판매로는 사상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 개소세 인하 막바지인 12월 판매된 국산차 17만5,263대, 수입차 2만4,366대는 완성차업계도 놀랄 만한 판매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가 사라진 새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세금 인하에 따라 미래 수요가 현재로 앞당겨진 만큼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눈에 띠게 줄어든 것. 이에 따라 완성차회사도 고육책으로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국산차는 쌍용차가 개소세 인하 분을 자체 연장하는 할인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기 수요를 앞당긴 만큼 당분간 판매 하락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방문한 일부 국산차 전시장은 지난달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영업사원은 "지난달에는 전시장 방문자나 판매대수가 많았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확연히 줄었다"며 "개소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 차이가 상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입차 전시장은 지난달 만큼 방문자가 많진 않아도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사라진 개소세 혜택을 상쇄할만한 할인 덕분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세금 인하 수준의 할인을 펼치는 브랜드는 BMW, 미니, 폭스바겐, 인피니티 등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한미 FTA 관세 철폐도 사전에 반영했다. 북미 생산 제품을 다루는 포드, 링컨, FCA, 캐딜락 등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관세 하락분을 선적용하고 있는 데다 개별소비세 자체 인하도 유지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 분위기 차이를 예정된 상황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금 인하에 따른 국산차 판매가 기대 이상에 도달한 만큼 수요가 이미 빠질 대로 빠졌다는 것. 따라서 개별소비세 환원 이후 국산차로 시선을 모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해석이 고개를 드는 중이다.

자동차 평론가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는 "국산차는 평소 할인이 거의 없어 세제 영향에 따른 판매차가 클 수 있지만 수입차는 할인이 많아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개소세 환원으로 유리해진 곳은 관세 철폐 덕을 보는 일부 수입차 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소세 환원, 국산차는 텅텅,,,수입차는 차분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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