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백화점은 삼성페이 통용…신세계, 자체결제 'SSG' 확산 주력

신세계그룹이 자사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 'SSG페이' 확대에 나선 가운데 앞으로 이마트 등 신세계 유통 채널에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를 허용할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신세계 계열사의 삼성페이 결제 허용 문제를 놓고 협의해왔지만 아직 이렇다할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와 계속 협상을 하고 있다"며 "삼성페이가 신세계 사업장에 통용될 경우, 신세계에는 상응하는 어떤 메리트(이점)이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자로부터 (메리트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이 없었다"며 "제안을 먼저 해야 우리가 검토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스타벅스, 위드미 편의점, 조선호텔 등 모든 신세계 계열사가 삼성페이 사용을 차단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별도의 장치 설치 없이 기존의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막아 놓은 것이다.

삼성페이는 지난 26일 공지사항에서 '삼성페이 이용 유의사항'을 올리고 신세계 계열사 등 삼성페이 결제 지원이 되지 않는 매장을 안내했다.

매출 기준 주요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중에서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제외한 나머지 유통사 모두가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롯데와 현대는 각각 '엘페이'(L.pay), 'H월렛'이라는 자체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 있음에도 삼성페이를 허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삼성페이를 막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 삼성가'로도 분류되는 신세계가 삼성페이를 차단하면서까지 동종 업계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SSG페이 확대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SSG페이는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이래 1월 현재까지 120만명이 다운받았다.

신세계는 SSG페이를 이용하는 계열사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삼성페이를 시급하게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객이 삼성페이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아직은 당장 도입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신세계 이용객으로서는 포인트가 자동으로 적립되고 현금(SSG머니)처럼 사용할 수 있는 SSG페이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범 삼성가인 삼성전자와 신세계가 나란히 결제시스템을 출시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윈윈'으로 끝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