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시장의 냉기류 때문에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늦추고 있다. 다음달에는 10여개 단지, 8000여가구(부동산인포 기준)가 공급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분양은 3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내달 수도권 8000가구 청약…'래미안 구의' 'e편한세상 오포' 주목
악재 많은 분양시장

다음달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해 말 터진 공급 과잉 논란과 중도금 대출 제한,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저유가 등 악재가 많아서다.

게다가 수도권에서는 다음달부터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적용된다. 무엇보다 원금과 이자를 처음부터 갚아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원리금 상환 조건이 훨씬 엄격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존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주택거래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선에 머무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거래시장의 관망세가 신규 분양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가 팔려야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까닭이다. 다만 전셋값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은 분양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집값의 80%가 넘는 돈을 주고 전세를 사는 것보다 내집 마련을 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말 이후 전반적으로 청약 경쟁률과 계약률은 낮아지고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건설사들이 분양가격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고 있어 실수요자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청약률이 낮아 당첨 확률이 높고 가격도 주변 시세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아서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반더펠트의 호한철 사장은 “작년 말부터 수요자의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실수요자는 집 주변의 아파트 청약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공급 많아
서울 ‘힐스테이트 녹번’
서울 ‘힐스테이트 녹번’
현대건설은 다음달 서울 은평구 녹번1-1재개발구역(녹번동 53)에서 ‘힐스테이트 녹번’을 분양한다. 13개 동에 952가구(전용면적 49~118㎡)로 구성한다. 이 가운데 260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으로 광장을 통해 역에 진입할 수 있다. 3·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도 가깝다.

삼성물산은 구의1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를 선보인다.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는 지하 3층, 지상 10~23층 12개 동에 총 854가구(전용면적 59~145㎡) 규모로 구성됐다. 조합원 분을 제외한 502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84㎡ 이하 중소형이 전체의 90%에 달한다. 또 일반분양 물량이 전체의 58% 이상을 차지해 일반청약자들의 로열층 당첨 가능성이 높다.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대림산업은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149 일원에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를 내놓는다. 지하 4층~지상 18층, 13개 동으로 구성한다. 573가구(전용 76~122㎡)를 모두 일반에 공급한다. 문형산 자락에 들어서 쾌적하다. 저층부 43가구는 테라스하우스로 조성한다. 아파트 단지로는 처음 모든 가구에 오픈(개방)형 테라스 공간을 넣었다. 태재고개를 사이에 두고 분당이 자리 잡아 사실상 분당생활권이라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평가했다.

GS건설은 경기 화성시 능동 624의 2 일원에서 ‘신동탄파크자이 2차’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 총 376가구다. 동탄신도시 생활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1차와 함께 총 1358가구의 ‘자이 브랜드타운’을 이룬다.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평택시 용이동 용죽도시개발지구 A1-1블록에 ‘비전 아이파크 평택’을 공급한다. 전용면적 75~103㎡ 585가구로 구성한다. 방 3칸과 거실을 전면에 배치하는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한다. 수변공원과 배다리 생태공원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단지 맞은편으로 초·중·고교 부지가 있다. 평택고, 비전고 등 학군이 좋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다음달 공급되는 물량은 작년 말부터 지역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다”며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인 만큼 가격과 입지 여건을 따져 적극적으로 청약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